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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설명: 100년도 넘는 기간 동안 미국 유권자들의 옷깃을 장식해 온 선거 배지들은 화려한 대통령 선거의 생명력을 대변한다. --------------- 맞은편 그림: 워싱턴 D.C.의 백악관 |
목 차
존 F. 비비
스티븐 J. 웨인
마이클 W. 트로갓
폴 맬러머드
존 H. 앨드리치
존 조그비
조셉 E. 캔터
------------------------------------------------------ 발행인: George Clack 편집: Paul Malamud 미술/디자인: Thaddeus A. Miksinski, Jr. 사진 편집: Joann Stern 자료 조사: Lorna Dodt, Anita Gre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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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워싱턴, 연방당. (대통령, 1789-1797)
아래: 공화당의 대선 포스터(1880). 사진 속 인물은 선거에 승리한 대통령 후보 제임스 A. 가필드 장군과 부통령 지명자 체스터 A. 아서.
존 애덤스, 연방당. (1797-1801)
아래: 민주당의 대선 포스터(1880). 사진 속 인물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자들이다.
토마스 제퍼슨, 민주공화당7) (1801-1809)
위에서 아래로: 1856년 당시 공화당원 존 프리몬트와 그의 러닝메이트 윌리엄 드레이튼의 선거 포스터. 대통령 후보였던 윌리엄 맥킨리를 기리는 뜻에서 작곡된 공화당 행진곡의 낱장 악보 표지. 1868년 선거에 나선 율리시스 S. 그랜트와 그의 러닝메이트 슐러 콜팩스가 실린 공화당 선거 포스터. 애이브러햄 링컨과 그의 러닝 메이트 하니발 햄린이 실린 1866년 공화당 선거 포스터.
제임스 매디슨, 민주공화당. (1809-1817)
제임스 먼로, 민주공화당. (1817-1825)
위에서 아래로: 1868년에 민주당 출신으로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나선 호레이쇼 세이모어와 프랭크 블레어의 선거 포스터. 1864년경에 민주당 후보였던 조지 맥클러렌과 그의 러닝메이트 조지 펜들턴의 선거 포스터. 1876년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새뮤얼 틸든과 토마스 헨드릭스의 선거 포스터.
선거인단 미국인 유권자들은 대통령 투표를 할 때, 자신들이 직접 선거로 대통령을 뽑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선거인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 선거는 이뤄지지 않으며, 이는 18세기 입헌정치의 흔적이다. 선거인단이란 각 주의 당원들과 정치 활동가들이 지명한 “선거위원” 집단을 일컫는 명칭이다. 선거 당일, 일정 후보의 지지를 서약한 이 선거위원들은 일반 투표로 선출된다. 대통령 투표가 있은 뒤 12월에 선거위원들은 각자가 속한 주의 수도에 모여 대통령과 부통령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선거위원들로부터 270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경합이 치열하거나 여러 당이 같이 경합을 벌일 경우에는 선거인단이 어떤 후보에게도 270표 이상을 주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는 하원이 차기 대통령을 선택한다. 선거인단 제도는 미국 헌법 2조 1항에 규정되어 있다. 최근 이 제도에 대해 약간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선거 제도에 대한 균형 장치로서 인식되기도 한다.
선거인단 제도의 운용 절차 ★미국 50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 지구에 등록된 유권자들은 대통령 선거년 11월의 첫째 화요일에 대통령과 부통령 투표를 실시한다. ★주 안에서 실시한 일반 투표에서 승리한 후보자들은 대개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 표를 획득한다. (법적으로 이 후보들을 지지하기로 서약한 선거위원들이 선출된다.) ★한 주의 선거위원 수는 그 주 출신의 상원 및 하원의원의 수와 동일하다. 의회에서 투표할 대표가 없는 컬럼비아 특별 지구는 세 개의 선거인단 표를 갖게 된다. ★선거위원들은 선거년 12월의 둘째 수요일 다음의 첫째 월요일에 만나 공식적으로 대통령과 부통령 투표를 실시한다. 당선되기 위해서는 과반수의 표가 필요하다. 전체 선거위원 수가 538명이므로,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하려면 최소한 270표를 얻어야 한다. ★만약 대통령 후보자들 중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하원이 선거인단 투표 상위 3명 중에서 승자를 결정해야 한다. 이때 하원의원들은 각 주별로 투표를 하게 되고, 각 주의 대표들은 한 표씩을 행사한다. ★만약 부통령 후보자들 중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상원이 선거인단 투표 상위 2명 중에서 승자를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과 부통령은 선거가 치러진 이듬해 1월 20일에 선서와 함께 취임한다.
존 퀸시 애덤스, 민주공화당. (1825-1829)
왼쪽: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200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 민주당원들.
앤드류 잭슨, 민주당. (1829-1837)
아이오와 주의 코커스 진행 방식 1. 아이오와 주 전역의 2,000여 관구에서 코커스가 열려, 99개 카운티 총회에 보낼 1,500명 이상의 대의원을 선출한다. 2. 카운티 총회를 통해 다섯 개 의회 선거구 총회에 보낼 대의원 3,000명을 선출한다. 3. 의회 선거구 총회를 통해 전당대회에 보낼 선거구 대의원을 뽑는다. 각 주 총회에도 같은 대의원들이 참석한다. 4. 각 주 총회를 통해 전당대회에 보낼 전주(全州) 대의원을 뽑는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와 기존 공직자 대의원들도 선출한다.
위: 1908년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 배지. 아래: 대통령 경선에 나선 새뮤얼 틸든과 그의 러닝메이트가 실린 1876년 선거 리본. 페이지 가운데: 1880년 공화당 전당대회 모습.
아이오와 주의 첫 관구 코커스 시행 절차 민주당: 관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 명단에 등록된 민주당원만 참여한다. 참가자들은 후보자 지지 그룹에 가입할 것을 권유 받는다. 이 그룹이 유지되려면 최소한 참가자의 15퍼센트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요건에 미달된 그룹은 해체되고, 그 그룹의 구성원들은 요건을 충족시킨 그룹에 가입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많은 로비 활동이 벌어진다. 후보자들에게 할당되는 대의원 수는 정확히 그 그룹이 전체 코커스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공화당: 참가자들은 반드시 투표권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반드시 공화당원으로 등록된 자일 필요는 없으며, 비밀 투표 방식으로 대통령 후보 선호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결과는 주 전체 규모의 도표로 만들어진다. 그 다음 코커스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카운티 총회에 참석할 대의원이 선출되는데, 직접 선거(승자 독점 방식)나 부분적인 비공식 투표로 결정될 수 있다.
가운데: 아홉 명의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들이 2003년 5월 3일에 사우스캘리포니아에서 첫 토론을 벌이는 모습.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하원의원 데니스 쿠치니치, 하원의원 리차드 게파르트, 앨 샤프턴 목사, 상원의원 조셉 리베르만, 전 상원의원 캐롤 모슬리 브라운, 전 주지사 하워드 딘, 상원의원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 밥 그래험, 상원의원 존 케리
마틴 밴 뷰렌, 민주당. (1837-1841)
＋주요 주들에서 선출된 당 지도부와 공직 당선자들이 포함됨. ※구속력 없는 대통령 후보 선호 투표를 실시하지만, 코커스와 전당대회를 통해 대의원을 선출하는 버몬트 주는 제외됨.
자료 출처: 1912년부터 1964년까지, F. 크리스토퍼 아터튼, “1976년 대통령 후보 지명 선거 당시 선거 운동 조직과 대중매체의 만남” (1977년 9월 1일부터 4일까지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미국정치학회 연례회의 때 발표된 보고서). 1968년부터 1976년까지, 오스틴 래니,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 선거 참여』, 1976(워싱턴 D.C.; 미국기업연구소, 1977), 표 1,6. 1980년의 수치는 민주당 국가위원회와 공화당 국가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오스틴 래니가 집계한 것이다. 1980년 이후 선거들의 수치는 민주당 국가위원회, 공화당 국가위원회, 연방 선거관리위원회(FEC)가 제공한 데이터를 래니가 집계한 것이다.
윌리엄 헨리 해리슨, 휘그당. (1841)
가운데: 볼티모어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 모습이 담긴 오래된 판화. 오른쪽: 1940년 대통령 후보로 나선 웬들 윌키의 장식 핀. 1860년 선거에서 링컨으로 “정직하고 사려 깊은 애이브”라고 묘사한 링컨/햄린 리본.
존 타일러, 휘그당. (1841-1845)
맨 위: 2002년 11월 5일 매사추세츠 주 할리팩스에서 유권자들이 중간 선거 투표를 하는 모습. 가운데: 2002년 11월 4일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유권자들이 신형 전자 투표기를 이용해 투표할 준비를 하는 모습.
제임스 K. 포크, 민주당. (1845-1849)
왼쪽: 2000년 대통령 선거 당시 뉴햄프셔 주 딕스빌 노치의 시 공무원이 상징적인 첫 투표를 하는 모습. 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2000년 대통령 선거 당시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자전거를 탄 여성이 공식 투표 장소에서 표를 넣는 모습. 노스이스트의 한 여성이 딸을 안고 투표를 기다리는 모습. 연로한 시민들이 플로리다 노인촌에서 2000년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는 모습.
재크리 테일러, 휘그당. (1849-1850)
밀라드 필모어, 휘그당. (1850-1853)
가운데: 2002년 10월에 조지아 주의 한 카운티 공무원이 신형 터치스크린 투표기를 작동하는 모습. 이 시스템은 11월 선거에 대비해 마련되었다. 가운데 맨 아래: 2000년 11월 7일에 미시건 주 디어본의 한 선거 관리 공무원이 유권자 등록을 확인하는 모습.
프랭클린 피어스, 민주당. (1853-1857)
왼쪽: 2000년 10월 17일에 인도 봄베이 미국대사관에서 미국 외교관들과 그들의 가족이 부재자 투표를 하는 모습.
제임스 뷰캐넌, 민주당. (1857-1861)
애이브러햄 링컨, 공화당. (1861-1865)
앤드류 존슨, 통일당. (1865-1869)
율리시스 S. 그랜트, 공화당원. (1869-1877)
러더포드 B. 헤이스, 공화당원. (1877-1891)
제임스 A. 가필드, 공화당. (1881)
체스터 A. 아서, 공화당. (1881-1885)
그로버 클리블랜드, 민주당. (1885-1889)(1893-1897)
표 1: 정치활동위원회가 각 당의 하원 선거에 제공한 지원금. 1983-2000 자료 출처: U.S. Statistical Abstract
민주당 공화당
2003년 5월 23일에 부통령 딕 체니가 상원의장으로서 결정적인 표를 행사하는 모습.
2003년에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베테랑 민주당 상원의원 로버트 버드가 상원 밖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표 2: 정치활동위원회가 현직 의원과 도전자들의 하원 경선에 제공한 지원금. 1983-2000.
현직 의원 도전자
윌리엄 맥킨리, 공화당. (1897-1901)
가운데: 2002년 11월에 하원 당선자들의 단체 사진 촬영을 준비하면서, 플로리다 주 공화당 하원의원 캐슬린 해리스가 플로리다 주 민주당 하원의원 켄드릭 미크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 끝, 위에서 아래로: 2002년 8월에 조지아 주 디카터에서 민주당 의회 예비 선거 후보자 데니스 마제트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모습. 2000년 11월 7일에 텍사스 주의 수도 오스틴 외곽에서 텍사스 공화당 상원의원 케이 베일리 허치슨이 수락 연설 후 손을 흔드는 모습. 같은 날 켄터키 공화당 하원의원 어니 플레처가 자신의 국회 재선을 축하하는 모습.
시어도어 루즈벨트, 공화당. (1901-1909)
위: 1997년 1월 7일에 105차 의회 개시와 함께 하원의원들이 선서하는 모습. 아래: 2001년 2월 27일에 미국 의회 합동 회의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연설을 하는 모습.
위에서 아래로: 1968년 5월 1일에 한 남자가 존슨 대통령의 재선 불출마 결정을 보도하는 시카고트리뷴 지를 읽고 있다. 1968년 4월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 유진 맥카시가 클리블랜드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1996년 샌디에고에서 상원의원 로버트 도올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공화당 대의원들의 전당대회 모습.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공화당. (1909-1913)
오른쪽: 2000년 8월 17일에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매스컴 직원이 인터넷으로 일하고 있는 모습.
우드로우 윌슨, 민주당. (1913-1921)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2000년 당시 텍사스의 공화당원들이 앨 고어와 조지 W. 부시의 첫 TV 토론을 함께 시청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여성이 예비 선거 투표를 끝낸 뒤 출구조사 용지에 기입하는 모습.
오른쪽: 조지 W. 부시 후보가 대통령 선거 기간에 TV 토크쇼 “크리스 매튜스와의 대담”에 출연한 모습. 아래: TV 토크쇼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한 조지 W. 부시.
워렌 G. 하딩, 공화당. (1921-1923)
맨 위: 2002년 3월에 매사추세스 주 민주당 하원의원 마티 미핸(왼쪽)과 코네티컷 주 공화당 하원의원 크리스 세이즈(오른쪽)가 선거 자금 개혁에 관한 하원 투표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자축하는 모습. 가운데: 2003년 9월에 맥케인-페인골드 선거 자금 개혁법의 합헌성에 대한 법원 청문회가 열리는 동안, 위스콘신 주 민주당 상원의원 러스 페인골드(왼쪽)와 애리조나 주 공화당 상원의원 존 맥케인(오른쪽)이 미국 대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연설하는 모습.
캘빈 쿨리지, 공화당. (1923-1929)
허버트 후버, 공화당. (1929-1933)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민주당. (1933-1945)
위에서 아래로: 2002년 6월에 메인 주 어거스타에서 민주당 주지사 후보 존 발다치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모습. 메인 주로서는 2002년 경선이 후보들에게 공적 자금이 지급된 첫 선거였다. 2003년 6월에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기금 모금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뉴욕 주 공화당 주지사 조지 패터키가 기금 모금회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는 모습.
해리 S. 트루먼 민주당. (1945-1953)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공화당. (1953-1961)
존 F. 케네디, 민주당. (1961-1963)
1999년 5월에 캘리포니아 주 의회 공화당원들이 새로운 정치활동위원회의 설립을 공표하는 모습. 이 기관은 라틴계 주민의 연방 및 주 정치 활동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린든 B. 존슨, 민주당. (1963-1969)
리차드 M. 닉슨, 공화당. (1969-1974)
제럴드 포드, 공화당. (1974-1977)
지미 카터, 민주당. (1977-1981)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1981-1989)
조지 부시, 공화당. (1989-1993)
빌 클린턴, 민주당. (1993-2001)
조지 W. 부시, 공화당. (2001-현재) |
-존 F. 비비
1787년 헌법이 제정될 당시, 미국 공화국 설립자들은 정치 질서에 있어 정당의 역할에 대해선 생각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다양한 법적 제도―권력의 분립, 견제와 균형, 연방주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 선거―를 통해 신생 공화국에 정당과 파벌이 생성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 이러한 설립자들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1800년에 미국은 전국적 기반으로 조직된 정당들이 탄생하고 선거를 통해 정권이 이양되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정당의 출현과 확산 정당의 발전은 1800년대 초반에 재산 소유권을 요구하는 자격 요건이 철폐되면서 선거권이 확대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마어마하게 확대된 선거구로 인해 유권자 대중을 동원할 수단이 필요해진 것이다. 정당이 제도화된 것은 이 필수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미국의 정당은 이러한 민주주의 확대의 일환으로서 등장했으며, 1830년대 무렵에는 정치계의 한 요소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오늘날, 공화당과 민주당은 정치 판도에서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전체 미국인 중 60퍼센트 정도가 공화당원이나 민주당원을 자처할 뿐 아니라, 무소속을 주장하는 사람들조차 대개 당파적 성향을 갖고 있으며 자신이 호감을 갖는 당에 대해 매우 열렬한 충성도를 보인다. 예를 들어, 1980년에서 1996년 사이에 치러진 다섯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이나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던” 무소속 유권자들 중 75퍼센트는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의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그리고 2000년에는 공화당 후보 “지지자”의 79퍼센트가 공화당원 조지 W. 부시에게 표를 던졌으며, 민주당 “지지자”의 72퍼센트는 민주당 후보 앨 고어를 찍었다. 당의 영향력은 정부 요직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들 두 주요 정당은 현재 대통령, 국회의원, 주지사, 주 의회 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1852년 이후 선출된 모든 대통령들은 공화당이나 민주당 출신이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두 주요 정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평균 94.8퍼센트의 득표율을 나눠 가졌다. 2002년 의원 선거와 지방 선거가 끝난 후,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무소속 의원은 한 명뿐이었으며, 하원의원 전체 435명 중에는 고작 두 명만이 무소속이었다. 주(州)들을 살펴보면, 50명의 주지사가 공화당이나 민주당 출신이었으며, 7,300명이 넘는 주 의회 의원들 중 21명(0.003퍼센트)만이 민주당이나 공화당 출신이 아니었다. 국가와 주를 통틀어 정부를 구성, 장악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들 두 주요 정당이다. 미국의 정당들이 다른 많은 민주주의 국가의 정당들보다 이념적 단결성 및 계획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긴 해도, 그들이 공공 정책의 수립에 중요한 몫을 담당할 뿐 아니라 때론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1994년 선거 이래, 의회 공화당원들과 민주당원들은 첨예한 정책 견해차와 더불어, 역사적 기준에 비춰볼 때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당내 결속력을 보이고 있다. 두 정당 간에 정책 논쟁이 발생하는 것은, 2년마다 열리는 의회선거와 상원선거가 하원 및 상원의 장악 구도에 변화를 야기할 실질적인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 대립과 치열한 양원 장악 경쟁이 결합되면서, 최근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정당 간 충돌이 과열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리고 2004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는 물론이고 양당의 의회 지도자를 비롯해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노리는 후보자들이 선거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일련의 계책들을 지속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어째서 양당 체제인가? 양당 경쟁은 미국 정치체제의 가장 두드러지고 지속적인 특징의 하나로서 돋보인다. 1860년대 이래로 공화당과 민주당은 선거 정치를 지배해 왔다. 두 개의 정당이 한 국가의 선거 정치를 끊임없이 독식해 온 이런 유례없는 기록은, 미국 정당들의 특성뿐만 아니라 정치체제의 구조적인 면들도 반영하고 있다. 미국에서 의원과 주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기본 방식은 “소선거구제(single-member district system)”이다. 이는 다수표(즉, 한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선출되는 것을 뜻한다. 비례대표제8)와 달리 소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한 정당의 승리만 인정한다. 따라서 이런 소선거구제는 폭넓은 기반을 가진 두 정당이 충분한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다수의 입법 선거구를 차지하도록 유도하는 반면, 소수의 제3 정당들은 거의 매번 패배할 수밖에 없도록 운명짓는다. 즉 이 규정으로 인해 소수 정당들은 주요 정당과 손잡지 못할 경우 오래 존속하기 힘들다. 하지만 주요 정당과의 제휴 역시 대부분의 소수 정당이 선택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은 못 된다. 왜냐하면 몇몇을 제외한 거의 모든 주가 복수 당의 후보로 나서는 소위 다중 출마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 체제를 심화시키는 또 다른 장치로는 선거인단 제도를 이용한 대통령 선거이다. 선거인단 제도하에서 미국인들은 법적으로 대통령 후보자 명부에 직접 선거하지 않는다. 대신 일정 후보를 지지하기로 서약한 “선거위원” 명부에 투표한다.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50개 주 538명 선거위원들 중 과반수의 표를 얻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은 제3 정당의 대선 승리를 지극히 어렵게 만드는데, 각 주의 선거위원 표를 승자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제도 때문이다. 즉, 어떤 후보자든 한 주의 일반 투표에서 다수표를 얻으면―설령 근소한 차의 다수표라 해도―그 주의 모든 선거위원 표를 얻게 되는 것이다. 소선거구제와 마찬가지로 선거인단 제도는 제3 정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정당은 어떤 주에서도 선거위원 표를 얻기 힘들며, 대선에서 승리할 만큼의 충분한 주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부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정당에 유리한 선거 규칙들을 만들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단지 주 안에서 선거 후보자 명단에 신당 이름을 등재하는 것조차 힘든 일일뿐더러 많은 돈이 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신당이 선거 후보자 명단에 자체 대통령 후보를 등록시키고자 할 경우 신당 측에 유권자 58,842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요구한다. 더욱이 연방 선거운동법(Federal Election Campaign Act)은 주요 정당에게 특혜를 부여하는데, 여기에는 소수 정당에게 허락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대선 공적 자금 지원이 포함되며, 심지어 지난 선거에서 일반 투표 득표율 5퍼센트라는 자격 조건 조항을 만족시킨 정당들보다도 높다. 미국의 독특한 후보 지명 절차는 제3 정당에게 또 하나의 구조적 장벽이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 중에서 미국은 특이하게도 예비 선거를 통해 의회와 주 정부 관직의 정당 후보를 지명하며, 대통령 후보 선출에 있어서 주 차원의 대통령 예비 선거를 실시한다. 이런 후보 지명 체제 하에서, 예비 선거에 참여한 일반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속한 정당의 총선 후보를 선출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당내 기관과 지도자가 후보 지명을 관장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민주당 후보와 공화당 후보를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유권자들이다. 비록 이런 체제가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들의 경우에 비해 당내 조직을 약화시키기는 하지만, 이러한 유권자 참여 형식의 후보 지명 절차가 거의 150년 동안 공화당과 민주당의 선거 정치 지배에 공헌한 것 또한 사실이다. 당내 반대파들은 예비 선거를 통해 정당 후보 지명에 승리함으로써 총선 후보자 명단에 오를 기회를 갖게 되고, 그로 인해 제3 정당을 조직하지 않고도 총선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1차 후보 지명 절차는 정책 반대자들이 두 주요 정당으로 몰리게 함으로써, 그들이 제3 정당을 구성하는 골치 아픈 일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물론 후보자를 지명하는 예비 선거 체제로 인해 두 주요 정당은 손쉬운 침투 대상이 되어, 종종 다양한 “비주류” 사회운동 단체와 “아웃사이더” 후보자의 침입을 받기도 한다.
폭넓은 지지 기반과 중도적 위치 미국의 정당들은 다양한 계층에 폭넓은 선거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 미국 흑인 유권자들은 예외지만―2000년 당시 전체의 90퍼센트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실제로 미국 사회의 주요 사회경제적 집단으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예를 들어, 노동자 계층의 유권자들은 흔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공화당은 대부분의 선거에서 전체 노동자 표의 3분의 1 정도를 획득해 왔으며, 1984년에는 46%의 지지율을 얻었다. 2000년 선거에서는 노동자 계층 유권자의 37%가 공화당에 표를 던졌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지지도는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은 대개 중상위 계층 유권자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얻는다. 한 예로, 2000년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앨 고어는 연간 가구 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 중 43퍼센트의 지지를 얻었다. 미국의 정당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내부 결속력을 드러낼 뿐 아니라, 이념이나 정책 목표에 철저히 몰두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최우선 관심사는 전통적으로 선거에서의 승리와 정부 요직 장악이었다. 그들이 가진 폭넓은 사회경제적 선거 지지 기반과 더불어 대개 이념적으로 중도주의를 표방하는 사회 내에서 운영되어야 했기에, 그들은 필연적으로 중도 정책을 채택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고도의 정책적 유연성을 보여 왔다. 이러한 비교조(非敎條)적인 방식 덕분에 공화당과 민주당은 당내 계층의 다양성을 용인하고 있으며, 제3 정당과 저항 운동 세력이 등장할 때 그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집중화를 거부하는 정당들 미국 정당들의 두드러진 특질이 권력 분산 구조라는 사실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통령들은 자신이 속한 당 출신의 의원들이 정부 정책의 충실한 지지자이기를 기대할 수 없었으며, 당 지도자들 역시 당원들이 일정한 당 노선에 따라 투표에 임하기를 바랄 수 없었다. 당 조직 내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하원 및 상원 선거운동 위원회는(현직 의원들로 구성된) 대통령이 주도하는 국가 당 위원회, 즉 공화당과 민주당의 국가위원회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뿐만 아니라 후보 지명 전당대회의 대의원 선출 절차를 관장하는 것을 제외하면, 국가 당 조직은 각 주의 당무에 좀처럼 간섭하지 않는다. 이 정도의 조직 분열은 부분적으로 헌법에 정해진 권력 분립 체제의 영향을 반영한다. 이는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간의 권력 분할을 의미하는데, 이들 부서는 각기 다른 절차에 따라 임원을 선출하고, 서로 다른 사무 용어를 사용하며, 각각 독립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정부 권력 분할 체제로 인해 의원들과 그들이 속한 당의 총재는 당의 결속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이는 의원과 당 총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주 의회 의원들과 주지사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을 연방 정부, 주 정부, 지방 정부의 다층 체제로 만든 연방주의 입헌 원칙은, 자체 단체장을 가진 수많은 선거구―이 역시 연방, 주, 지방 차원에서―를 양산함으로써 정당의 분산을 심화시킨다. 앞서 지적했듯이, 예비 선거를 통한 후보자 지명은 당의 후보 선출 통제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당 조직의 힘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개개의 후보자들은 우선 예비 선거에서 승리하고 그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개인 선거운동 조직을 구성하고 직접 추종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심지어 선거 자금 모금조차 대부분 후보자들의 개인 책임으로 간주된다. 대개 당 조직들이 가진 재정 자원이 제한적일 뿐 아니라, 종종 그들이 얼마만큼의 돈을 지원하는지, 특히 연방 선거운동에 얼마나 지원하는지에 대한 법의 규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정당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 미국 정치 체제 내부에 강한 당파 근성이 존재한다는 여러 인상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미국 도시 문화의 뿌리 깊은 한 가지 요소는 정당에 대한 불신이다. 20세기 초반에 의원과 주 의회 의원 후보 지명을 위해 채택된 예비 선거 제도와, 오늘날 대선 후보 지명에 결정적 요소가 된 대통령 예비 선거의 확산은 대중의 반 정당 정서를 입증하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당 조직의 지도자들이 정부에 대해 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언짢게 생각한다. 각종 여론 조사들이 내 놓는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정당이 사회적 이슈를 명확히 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스럽게 한다고 믿는다. 심지어 아예 투표지에 정당 이름이 없는 게 더 낫다고까지 생각한다. 미국의 정당들은 대체로 호의적이지 못한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운영되는데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당에 대한 귀속 의식을 점점 더 중요치 않게 여기는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이러한 의식의 약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같은 선거에서 서로 다른 정당의 후보들에게 동시에 표를 던지는 이른바 분할 투표(ticket splitting)의 빈발이다. 이로 인해 2000년 당시 유권자의 20퍼센트가 대통령과 하원의원 선출에서 서로 다른 정당의 후보들에게 표를 던졌다. 그 결과,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 W. 부시가 이끌었던 하원 선거구 중 40곳에서 민주당 하원 후보들이 동시에 승리했다. 많은 미국인들이 비교적 희박한 정당 의식을 갖고 있고, 스스로 무소속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규모가 꽤 크며, 상당수의 국민들이 분할 투표를 하는 경향으로 인해 미국의 정치는 정당보다는 후보자 중심으로 굳어졌다. 이는 입법부와 행정부에 대한 정당의 분할 장악이 중앙 정부와 50개 주 정부 모두에서 보편적인 특징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1980년 이후 4년을 제외한 전 시기에 걸쳐 대통령직을 비롯해 최소한 상하원 중 한 곳은 서로 다른 정당들에 의해 통제되어 왔다. 그리고 2002년 선거 이후 스물아홉 개의 주(58%)가 정당의 분할 장악 체제로 변모했다.
제3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 다음 페이지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앞서 논의된 장애들에도 불구하고 제3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등장은 미국 정치의 주기적인 현상이었다. 종종 그들은 주요 정당들이 제기하지 못했던 사회적 문제들을 공적 담론의 최전방으로 부각시키면서 정부 정책에 반영시켰다. 하지만 제3 정당들 대부분은 한 번의 선거에서 반짝 등장했다가 이내 종적을 감추고 사라져 버리거나 두 주요 정당 중 한 곳으로 흡수되곤 했다. 1850년대 이후 등장한 신당 중에서 주요 정당의 위치에 오른 것은 공화당이 유일하다. 이 경우에는 전국을 분열시킨 강렬한 윤리적 이슈―노예제―가 후보자를 끌어들이고 유권자를 동원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비록 표만으로 보면 제3 정당들이 장기적인 생명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이런 정당들이 선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1921년에 제3 당 후보로 출마한 시어도어 루즈벨트 때문에 공화당 표가 분할되면서, 민주당의 우드로우 윌슨이 과반수에 못 미치는 일반 투표 득표로도 당선될 수 있었다. 1992년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H. 로스 페로(H. Ross Perot)는 1980년대에 주로 공화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이는 현직 공화당 대통령이었던 조지 H. W. 부시의 패배를 초래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공화당원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원 앨 고어와의 경선에서, 만약 녹색당의 랄프 네이더(Ralph Nader)가 플로리다 주의 후보자 명단에 없었다면, 고어는 플로리다의 선거위원 표를 획득함으로써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의 선거위원 표를 얻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1990년대 이후에 실시된 여론 조사들은 한결같이 제3 정당에 대한 대중의 높은 지지도를 보여주었다. 2000년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갤럽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7퍼센트는 강력한 제3 정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 의원 선거, 주 정부 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에 맞서 경합을 벌이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주의 억만장자 페로가 1992년에 19%의 일반 투표 득표율을 획득한 것은 막대한 선거 자금과 더불어 이러한 국민 정서 때문이었으며, 페로가 얻은 득표율은 1912년에 시어도어 루즈벨트(진보당)가 27퍼센트를 획득한 이후 비주류 정당 후보가 얻은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렇듯 제3 정당에 대한 잠재적인 지원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제3 정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에는 장벽이 너무 높을 뿐만 아니라 상원이나 하원에 당선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이유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제3 정당에 표를 던질 경우 실질적으로 투표권을 “낭비하게” 될 거라는 유권자들의 두려움이다. 유권자들은 제3 정당의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될 경우, 차선책으로 생각하고 있던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전략을 택해 왔다. 2000년 선거 당시, 예비 선거 설문 조사에서 유권자의 15%가 랄프 네이더에게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보다 높은 점수를 줬지만, 정작 일반 투표에서 네이더가 획득한 표는 2.7퍼센트에 불과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1992년에는 로스를 지지했던 유권자들 중 21퍼센트가 실제 투표 때 다른 후보자를 선택했다.
미국 역사에 등장한 제3 정당 제3 정당 연도 일반 투표 득표율 선거위원 표 다음 선거 때의 상황 반(反)메이슨당 1832 7.8% 7 휘그당 후보 지지 자유토지당 1848 10.1% 0 5% 득표율 획득 공화당 지지 기반 제공 휘그당 1856 21.5% 8 당 해체 남부민주당 1860 18.1% 72 당 해체 입헌통일당 1860 12.6% 39 당 해체 인민당 1892 8.5% 22 민주당 후보 지지 진보당 1912 27.5% 88 공화당에 합류 (T. 루즈벨트) 사회주의당 1912 6.0% 0 3.2% 득표율 획득 진보당 1924 16.6% 13 공화당에 합류 (R. 라 폴레테) 주권민주당 1948 2.4% 39 당 해체 진보당 1948 2.4% 0 1.4% 득표율 획득 (H. 웰레스) 미국독립당 1968 13.5% 46 1.4% 득표율 획득 (G. 웰레스) 존 B. 앤더슨 1980 7.1% 0 1984년에 불출마 H. 로스 페로 1992 18.9% 0 개혁당을 구성해 1996년에 재출마 개혁당(페로) 1996 8.4% 0 팻 뷰캐넌을 후보로 0.5% 득표율 획득 녹색당(R. 네이더) 2000 2.7% 0
뿐만 아니라 “반발” 투표로서 제3 정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현상도 있었다. 예를 들어 1992년에 실시된 갤럽 여론 조사에 따르면, 페로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 중 5퍼센트는 페로가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를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만약 제3 정당과 무소속 후보자들이 대선에 승리한다면, 그들은 선거 이후 잠재적인 위협을 내포한 갖가지 문제들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이는 통치의 문제로서, 행정부를 구성하는 일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비주류 출신의 대통령과 협력할 뜻이 별로 없는 민주당원과 공화당원들이 장악한 의회를 상대해야만 하는 것이다. ■ ------------------------------------------------------ *존 F. 비비는 위스콘신-밀워키 대학의 정부학 명예교수이자, 미국 정치학회 정당분과의 전 의장이다. 그는 미국 정치 및 정부 권위자로서 『정치학』『정당』『미국의 선거』를 저술했다.
각 주별 선거인단 인원수 앨라배마 - 9 루이지애나 - 9 오클라호마 - 7 알래스카 - 3 메인 - 4 오리건 - 7 애리조나 - 10 메릴랜드 - 10 펜실베이니아 - 21 아칸소 - 6 매사추세츠 - 12 로드아일랜드 - 4 캘리포니아 - 55 미시건 - 17 사우스캘리포니아 - 8 콜로라도 - 9 미네소타 - 10 사우스다코타 - 3 코네티컷 - 7 미시시피 - 6 테네시 - 11 델라웨어 - 3 미주리 - 11 텍사스 -34 컬럼비아 특별 지구 - 3 몬태나 - 3 유타 - 5 플로리다 - 27 네브래스카 - 5 버몬트 - 3 조지아 - 15 네바다 - 5 버지니아 - 13 하와이 - 4 뉴햄프셔 - 4 워싱턴 - 11 아이다호 - 4 뉴저지 - 15 웨스트버지니아 - 5 일리노이 - 21 뉴멕시코 - 5 위스콘신 - 10 인디애나 - 11 뉴욕 - 31 와이오밍 - 3 아이오와 - 7 노스캐롤라이나- 15 캔사스 - 6 노스다코타 - 3 총 538 켄터키 - 8 오하이오 - 20
-스티븐 J. 웨인
미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후보 지명 제도는 복잡해 보일 뿐 아니라 혼란스러워 보일 정도이며, 실제로도 그렇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통령 및 부통령 선출 규칙을 개혁하기 시작한 1970년대 이후, 이 제도가 끊임없는 변화를 겪는 동안 성공적인 후보자들은 대부분 그 복잡성을 이해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결국 창조적인 정치가들은 정치라는 게임을 배우고 그것을 치열하고 능숙하게 다룬다.
정당과 후보 지명의 역사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제도와 달리,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는 절차는 미국 헌법에서 찾아볼 수 없다. 헌법이 마련되고 비준된 1700년대 후반에는 정당이라는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당들은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추구한 정책의 결과로서 생겨났으며, 정부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한 후에 발전했다. 1796년부터 당시 정당의 일원이었던 의원들이 자기 당의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 만나기 시작했다. “킹 코커스(King Caucus)”라 불리는 이 정당 후보 선출 제도는 거의 30년 동안 지속되었다. 그러다 미국의 서부 확장에 동참한 정당들 내부에 권력 분산이 이뤄지면서 1824년에 이 제도가 사라졌다. 결국 후보 지명 전당대회가 킹 코커스를 대신하게 되었다. 1831년에 소규모의 소수당이었던 반메이슨당(Anti-Masons)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시의 한 술집에 모여 장차 그들이 따를 후보자와 강령(정당이나 후보자가 채택한 원칙과 정책의 선언)을 결정했다. 이듬해에는 민주당이 같은 술집에서 후보자를 결정했다. 그 후로 주요 정당과 소수 정당들은 각 주의 대의원들이 참석하는 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개최해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를 선출하고 자신들의 정책 방향을 결정했다. 19세기 전반을 거쳐 20세기에 이르는 동안 후보 지명 전당대회는 각 주의 당 지도자들에 의해 좌우되었는데, 그들이 영향력을 행사해 멋대로 선출한 대의원들은 전당 대회에서 그들이 지시한 대로 “정확히” 투표했다. 이들 당 지도자들의 지배는 결국 당 내에서 문제시되었다. 후보자를 멋대로 지명하는 “보스들”을 옹호하지 않는 사람들은, 각 주의 당원들이 “예비” 선거에서 대의원을 선출할 수 있게 하는 개혁 작업을 도왔다. 이 예비 선거는 총선 전에 치러졌다. 1916년 무렵에는 절반 이상의 주가 대통령 예비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하지만 스스로 열성 당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당의 대통령 선거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운동은 단명하고 말았다.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예비 선거가 자신들의 권력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 당 지도자들은 예비 선거가 돈만 많이 들고 참여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는 이유를 들어 주 의회 의원들에게 폐지를 촉구했다. 몇몇 잠재적 후보자들 역시 예비 선거에 나가길 거부했는데, 그들이 이미 각 주의 당 지도자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었고 그런 지원이 끊길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반 투표에 참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몇몇 주에서는 대통령 선호 투표가 단순히 권고 차원이었으며, 전당대회 대의원들은 다른 방식으로 선출되었다. 1936년 무렵에는 고작 12개 주만이 대통령 예비 선거를 지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주화의 압력은 2차 세계대전 후 다시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통신 기술 발달의 도움을 받았다. 텔레비전의 출현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제 선거 운동 현황을 안방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매개체를 갖게 되었다. 후보자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자신의 카리스마적 매력과 잠재적인 당선 가능성을 뽐냈다. 이 시기에 대통령 후보자들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존 케네디, 리차드 닉슨은 모두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기울여 여러 주의 예비 선거에 참가하면서 군 장성, 천주교도, 낙선 경험이 있는 후보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그 후 그들 모두 당의 후보 지명을 얻어냈으며, 결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더욱이 1960년대에 시작되어 1970년대까지 이어진 베트남 전쟁은 민주당 내부에 분열을 가져왔으며, 그로 인해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1968년 민주당 후보 지명 과정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 당시 거세진 반전 운동은 민주당을 분열시켰으며, 그 해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최되었던 시카고 거리에 격렬한 시위를 야기했다. 회의를 따라다닌 온갖 선동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부통령 후보로 허버트 험프리(Hubert Humphrey)를 선출했는데, 그는 모든 민주당 예비 선거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반전 세력의 표적이 되었다. 분열된 당을 결속시키기 위한 시도로서, 민주당은 험프리를 후보 지명한 뒤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 절차를 재심사할 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여기에는 민주당 후보 선출 과정에 더 많은 당원의 참여를 유도하고, 후보 지명 전당대회에서 당이 좀더 공정한 모습을 보이게 하려는 두 가지 목적이 아울러 있었다. 민주당이 채택한 이 개혁 정책은 두 주요 정당 모두 후보자 선출 방식에 있어 민주화 과정을 밟게 만들었다.
오늘날의 예비 선거와 코커스 제도 민주당이 실시한 중대 개혁은 거주민 중심으로 선거법을 제정하는 대부분의 주들로 하여금 예비 선거를 치르게 만들었다. 현행 예비 선거는 같은 당의 지지자들이 총선에 출마할 정당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다. 각 주의 법에 따라 유권자들은 정당의 대선 후보를 직접 뽑거나, 그 후보에게 지지하기로 “서약한” 전당대회 대의원들에게 간접 투표한다. 이 외에 각 주들이 현행 제도하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다단계 코커스/전당대회 방식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우선 비교적 작은 지리적 구역―지역 관할 구역― 안에 거주하는 당원들이 한데 모여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로 서약한 대의원을 선출한다. 이들은 카운티 총회에서 자신들의 관구를 대표하게 되는데, 이 총회를 통해 주 총회에 참석할 대의원이 선출된다. 그리고 주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그 주를 대표해 전당대회에 참석할 대의원을 선출한다. 이 방식을 시행하려면 몇 개월이 걸리지만, 후보자 선호도가 투표 첫 단계에서 결정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후보 지명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각 주 대의원의 실제 규모는 각 정당이 정해 놓은 공식에 기초해 계산되는데, 여기에는 그 주의 인구수와 당의 전국 후보에 대한 과거 지원 규모를 비롯해, 공직에 당선된 사람의 수와 현재 공직에 봉사하고 있는 당 지도자들이 고려된다. 민주당이 사용하는 대의원 수 배분 공식에 따르면,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 수가 공화당에 비해 두 배 가량 많다. 미국 헌법은 의회가 정한 규칙과 요건에 부합하는 선에서 자체 선거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각 주들에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각 주는 예비 선거와 코커스 개최 일정을 임의로 정할 수 있지만, 당칙(黨則)에 따라 후보 지명 경선을 시행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미국 대법원의 결정에 따르면 정당들은 전당대회 참석자들에게 당칙을 설명하고 강제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칙에 위배되는 선출 방식을 허락한 주들은 전당대회장에 도착했을 때 배척당하거나, 당칙 위반에 대한 벌로 대의원 규모를 감축당할 수도 있다. 오늘날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의 80퍼센트 이상은 유권자 명단에 등록된 민주당원 및 공화당원이나 자발적 당원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는 예비 선거에서 선출된다. 민주당은 각 주의 모든 지부에 대해 일련의 공통 규칙을 강요해 온 반면, 공화당은 재량권을 부여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규칙에 따르면, 모든 주들은 대통령 선거년 2월 첫째 화요일에서 6월 둘째 화요일 사이에 대통령 후보 지명 경선을 개최해야 한다. 크기가 작은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는 첫 예비 선거와 코커스를 따로따로 개최하는 전통 때문에 선거를 일찍 치를 수 있도록 공식 면제를 받았다. 민주당은―주 안의 지역 사회에 집중되어 있는 소수 집단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한 주의 대의원 중 75%는 의회 선거구보다 작은 선거구에서 선출되어야 한다는 규정도 갖고 있다. 더욱이 특정 후보에게 지지할 것을 서약한 대의원의 수는 그들이나 그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획득하는 표수에 비례해 결정된다. 민주당에는 다른 대의원들―공직에 당선된 사람들과 당 지도부―도 있는데, 그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할 의무가 없으며, 심지어 그 후보들이 그들이 속한 주의 예비 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은 각 주 대의원의 남녀 비율이 공평할 것을 요구한다. 당칙에서 차이점을 드러내긴 하지만―공화당은 각 주의 지부에 재량권을 부여하고 민주당은 규제를 둔다―두 가지 중요한 경향이 눈에 띈다.
■ 점점 더 많은 주들이 선거 과정 초기 단계부터 예비 선거와 코커스를 시행하려고 하는데, 이는 후보자 선출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들로 하여금 각 주의 필요와 관심사에 더 신경 쓰게 만들고, 그들의 선거 자금이 그 쪽으로 쓰이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초기 단계 집중화(front-loading)”라고 일컬어진다. ■ 각 주들은 “지역화(regionalization)”라고 불리는 관행 속에서 서로간의 협력을 통해 예비 선거와 코커스 일정을 같은 날짜에 맞춤으로써 한 지역의 영향력을 극대화한다.
이 두 가지 경향 모두 후보자들로 하여금 첫 경선이 열리는 주에 발판을 마련하려면 선거운동을 좀더 일찍 시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또한 대중매체, 특히 라디오와 텔레비전에 점점 더 의지하게 되었으며, 같은 날 예비 선거를 실시하는 여러 주의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의 선전에 힘입어야 했다. 대통령 후보 지명 예비 선거 과정의 초기 단계 집중화와 지역화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후보에게 유리했는데, 현직 대통령, 큰 주의 주지사, 상원의원 및 하원의원 등 돈과 미디어, 조직적 지원을 등에 업은 후보자들이 그러했다. 200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 선거 전에 있었던 후보들의 치열한 준비 과정을 떠올려 보라. 당시 여덟 명의 민주당 후보자들은 대략 2천 500만 달러의 선거 자금을 모았으며, 첫 예비 선거와 코커스가 개최되려면 10개월도 더 남은 2000년 3월 31일 무렵에 이미 700만 달러를 사용했다. 이 후보자들 중에서 가장 많은 선거 자금을 모으고, 가장 유명한 정치 자문을 고용하고, 가장 거대한 선거 운동 조직을 구성한 사람들이 현재 국회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단기간에 치러지는 예비 선거 절차는 1976년 지미 카터와 2000년 존 맥케인(John McCain)처럼 예비 선거와 코커스를 후보 지명으로 가는 디딤돌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후보 지명 절차의 지속적인 변화는 모든 후보자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현직 대통령들조차 재지명을 장담할 수 없다. 1992년 당시, 조지 H. W. 부시는 보수적인 토크쇼 연사이자 신문 칼럼니스트인 팻 뷰캐넌(Pat Buchanan) 때문에 예비 선거에서 당혹스런 패배를 맛봐야 했다. 반면 1996년에 빌 클린턴은 일찌감치 많은 자금을 모아 둔 덕에, 그에게 도전하는 당내 정적(政敵)들의 기를 꺾을 수 있었다. 클린턴은 이 돈을 예비 선거와 코커스가 시작될 때부터 대통령 선거 때까지 활용할 미디어 지향적인 선거 캠페인 준비에 사용했다.
정당 후보 지명과 민주주의 대통령 후보 지명 절차의 여러 개혁들이 대중 참여 기반을 확대시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최근의 변화가 있기 전인 1968년 당시에는 불과 1천 200만 명이 예비 선거에 참여했는데, 이는 대략 전체 선거 연령 인구의 11퍼센트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2000년에는 대략 3천 500만 명이 참여했으며, 이는 전체 유권자의 15퍼센트 정도였다. 2000년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2천만 명 이상이 조지 W. 부시와 공화당 내 상대의 경선에 투표했으며, 1천 500만 명 정도가 부통령 앨 고어와 그의 제1 상대였던 상원의원 빌 브래들리(Bill Bradley)의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 현대의 후보 지명 절차는 대중 참여를 확대시켰을 뿐만 아니라, 각 정당의 유권자 연합을 구성하는 여러 집단의 등장을 촉진시켰다. 그러나 비록 후보 지명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정당 대의원들의 인구 통계적 다양성은 확대되었지만―인종과 성별의 관점에서―이념적 다양성은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는 후보 지명 절차에 높은 참가율을 보이는 이들이 대개 평균적인 일반 정당 지지자들보다 더 강한 이념성을 가진 정당 활동가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들은 일반 유권자들보다 더 보수적이고, 민주당 대의원들은 더 진보적이기 마련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일련의 개혁은 각 주의 정당 지도자들이 가진 힘을 약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정당의 후보 지명을 갈망하는 이들이 대중에게 폭넓게 다가가야 하는 이유를 제공했다. 이런 식의 접근은 후보자들과 그들의 핵심 지지 기반 세력 간의 결속을 강화했으며, 선거 당선자들이 선거 공약을 이행하게끔 부추겼다. 조지 W. 부시는 임기 첫 해에 선거 운동의 주요 정책 목표였던 세금 감면, 교육 개혁, 군비 증강을 달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으며, 자신의 보수적인 정치 기반을 위한 정책 구상에 힘썼다. 각 당별 대통령 예비 선거 회수와 주요 주들의 대의원 참석률 1912-2000 민주당＋ 공화당 연도 예비 선거 주요 주들의 연도 예비 선거 주요 주들의 회수 대의원 참석률 회수 대의원 참석률 1912 12 32.9% 1912 13 41.7% 1916 20 53.5% 1916 20 58.9% 1920 16 44.6% 1920 20 57.8% 1924 14 35.5% 1924 17 45.3% 1928 17 42.2% 1928 16 44.9% 1932 16 40.0% 1932 14 37.7% 1936 14 36.5% 1936 12 37.5% 1940 13 35.8% 1940 13 38.8% 1944 14 36.7% 1944 13 38.7% 1948 14 36.3% 1948 12 36.0% 1952 15 38.7% 1952 13 39.0% 1956 19 42.7% 1956 19 44.8% 1960 16 38.3% 1960 15 38.6% 1964 17 45.7% 1964 17 45.6% 1968 17 37.5% 1968 16 34.3% 1972 23 60.5% 1972 22 52.7% 1976 29※ 72.6% 1976 28※ 67.9% 1980 31※ 74.7% 1980 35※ 74.3% 1984 26 62.9% 1984 30 68.2% 1988 34 66.6% 1988 35 76.9% 1992 39 78.8% 1992 38 80.4% 1996 34 62.6% 1996 43 90.0% 2000 40 85.7% 2000 43 93.1%
이렇듯 많은 개혁이 후보 지명 절차의 민주화에 공헌했지만, 비정상적인 모습은 여전히 존재한다. 예비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개 민주당과 공화당의 일반 유권자들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소득도 많으며, 나이도 많다. 게다가 후보자들이나 그들의 목적에 많은 돈을 기부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사회경제적 고위층이다. 때문에 그들은 필연적으로 선거 결과에서 더 강력한 목소리를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대중적이고 논쟁적인 후보 지명 절차는 정당 내 파벌을 양산한다. 후보 지명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러한 분열은 일정 시점까지 고조될 것이며, 정당이 후보자를 위한 성공적인 대선 운동에 착수하려면 당내 분열을 단기간에 극복해야만 한다.
전당대회의 영향 대통령 후보 지명 절차의 변화로 인한 또 다른 결과는 후보 지명 전당대회의 중요성이 감퇴했다는 점이다. 오늘날 대통령 후보는 비교적 지명 절차 초기에 유권자들에 의해 쉽게 결정된다. 그리고 이 후보는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부통령 후보를 지목한다. 또한 승리한 후보는 당의 강령을 입안하는 통제권을 갖는다. 그렇다면 어째서 미국인들은 TV 수상기 앞에 앉아 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보는 것일까? 이 문제의 진실은 많은 이들이 실제로는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전당대회 시청률은 계속 하락했으며, 주요 방송사들이 프라임 시간대에 전당대회의 진행 상황을 방영하는 시간수도 줄어들었다. 2000년 여름에 조사 기관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두 정당이 전당대회를 열고 있었을 때 텔레비전 시청자의 절반 정도가 둘 중 어느 것도 보지 않았다. 시청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는 여전히 뉴스 프로그램과 신문의 관심 대상이다. 앞서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0년 당시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대중 인지도가 상승했으며, 후보자들과 그들의 정책 역시 많이 알려졌다. 즉, 전당대회는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정당 후보에 대한 당원들의 열의와 지지를 구축하고 강화했으며, 다가오는 총선에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통령 후보 지명 절차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근 수십 년간 유권자의 참여를 확대시켰고, 인구통계적 다양성을 증진시켰으며, 일반 당원들과 후보자 간의 유대를 강화했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고, 더 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고, 가장 효과적인 선거 운동 조직을 갖고 있고, 대통령 예비 선거 시즌 초반에 유권자들 사이에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후보자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 ------------------------------------------------------ *스티븐 J. 웨인은 워싱턴 D.C.에 소재한 조지타운 대학의 정치학 교수이며, 『백악관으로 가는 길 2004』(Thomson/Wadsworth, 2004)의 저자이다.
- 마이클 W. 트로갓
일반적으로 미국 유권자들은 대부분의 다른 민주주의 국가 국민들보다 더 많은 선거 참여 기회를 갖고 있다. 개중에는 일 년에 대여섯 차례 투표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매번 투표할 때마다 여러 단계 정부의 다양한 공직에 대해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된다. 중앙 정부와 주 정부가 각기 다른 권한을 가지는 연방 제도 때문에, 미국의 선거일에는 주 선거와 지방 선거가 동시다발적으로 치러지며, 각각의 선거는 별개의 행정 절차를 밟는다. 미국은 정치 제도상 많은 공직을 선거를 통해 결정하며, 더 나아가 교육 재정 지원을 비롯해 주차장, 고속도로 같은 주 및 지방 공공서비스까지도 일반 투표로 결정하는 일이 빈번하다. 그리고 더욱 더 많은 정책 결정이 이러한 유권자 투표와 발의(發意)를 통해 이뤄진다. 몇몇 정치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렇듯 빈번한 선거가 지난 50년간 미국의 투표율 하락을 설명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인들은 대부분의 정당 후보들을 예비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데, 선거 관리자들로 운영되는 이러한 선거는 정당의 기능 중 하나이다.
투표 절차 미국 선거의 지역 특성으로 인해, 선거의 조직과 실행을 비롯해 결과를 도표화하고 검증할 의무가 있는 수많은 선거 관리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선거 날짜 확정, 유권자 등록과 명단 준비, 투표기 선정, 투표지 디자인, 선거 당일 투표 진행을 관리할 대규모 임시 인력 조직, 투표 상황 도표화 및 결과 검증 등의 복잡하고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선거에서는 박빙의 결과가 도출된 적이 없었다. 선거 대상인 공직은 대부분 지방의 공직이고, 대개 여당이 전통적인 투표 방식에 따라 특정 정당이 낙승할 수 있도록 선거구의 경계를 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미국 역사상 가장 박빙의 선거 결과로 인해 승자 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처음으로 선거 관리에 많은 문제들을 노출시켰다. 미국의 선거는 두 단계를 거친다. 전 국민에 대한 유권자 명단이 따로 없기 때문에, 미국 국민들은 우선 유권자 명단에 등록함으로써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 거주지에서 선거인 등록을 하되, 만약 이사를 갈 경우 재등록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유권자 등록 시스템은 부정행위를 근절하도록 설계되었지만, 등록 절차는 각 주마다 다르다. 과거에는 유권자 등록 절차 때문에 국민들이 선거 참여를 꺼리는 적이 종종 있었다. 최근 들어 등록 요건을 간소화하려는 경향이 일면서, 1993년에 제정된 유권자 등록법(NVRA, “자동차 유권자[motor voter]” 법)은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 유권자 등록도 함께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선거 관리자들의 가장 중요한 직무 중 하나는, 투표 자격이 있는 사람은 모두 명단에 등록되지만 자격 미달인 사람은 절대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일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지방 선거 관리자들은 현재 부적격한 유권자들을 배제하기는커녕 최근에 투표한 적이 없는 사람들조차 명단에 그대로 둔다. 현재는 명단에 이름이 없는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타날 경우 투표 기록을 남기기 위한 임시 투표지가 발급된다. 그 후 그들의 투표가 기록되기 전에 적격 여부가 검토된다.
선거 관리자의 역할 미국에서 선거는 하나의 행정 과제―고정 예산을 가지고 지역적으로 시행되는―로서,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방법으로 유권자의 선호도를 측정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는 곧 선거 관리자들―대개 카운티나 시의 직원―의 직무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뜻한다. 그들은 일 년 내내 유권자 등록에 매달리고, 특정 선거에 적합한 유권자를 판별해야 한다. 또한 각 선거에 필요한 투표지를 디자인해야 하고, 공인된 후보자들이 빠짐없이 등재되어 있는지, 선거 이슈가 정확히 표현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간단명료한 투표지를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한다. 현재 투표지 형식과 투표기에 대한 전국 공통 기준은 없다. 대개 선거 관리자들은 다국어로 제작된 투표지를 제공해야 할 뿐 아니라, 종종 서로 다른 형식의 투표지를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몇몇 관할구에서는 후보자와 당의 순서가 무작위로 배열되어야 한다. 결국 지역 선거 관리자들은 특정 투표기를 선택해야 하고, 투표지도 그 장치에 맞춰야만 한다.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 주 선거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의회는 각 주와 카운티가 가장 현대적이고 신뢰성 높은 투표 절차를 채택하는 데 필요한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선거가 없는 기간 동안 선거 관리자들은 투표기의 보관과 유지를 책임지는데, 대개 이 일은 정규 직원이 아니라 계약자들이 수행한다. 또한 가장 어려운 직무 중 하나는 선거일에 장시간(보통 10~15시간) 근무해야 하는 대규모의 임시 직원을 고용하고 훈련시키는 일이다. 새로 선거가 치러질 때 투표 장비나 투표지 형식이 바뀌면, 이런 훈련 절차는 한층 더 골칫거리가 된다. 기계 이송과 직원의 고용 및 훈련에 대한 업무 계획이 종종 너무 과중해지면, 유권자의 적격 여부 심사는 주요 정당들이 제공하는 자원 봉사자들에게 맡겨지기도 한다. 이런 자원 봉사자들은 대개 정당을 대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종종 지역 선거 시행에 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일기도 한다.
투표 방식 투표 절차의 두 번째 단계는 대중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자기 집 근처의 투표장소에 가서 한 표를 행사한다. 지리적인 크기와 유권자 명단에 등록된 사람 수에서 미국 전역의 선거구들은 각양각색이다. 어떤 장비와 투표지 형식을 채택할지는 지역 차원에서 결정되는데,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비용을 각 지역 당국이 지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표 방식―사용할 장비의 종류와 유지 방법―은 그 지역의 사회경제적 위치 및 조세 기반과 연관된다. 지역 조세 수입은 학교, 경찰 및 소방 업무, 주차장 및 레저 시설에도 쓰이기 때문에, 투표 장비 기술에 대한 투자는 종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곤 한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투표 장치들이 폭넓게 사용되며, 투표 장비 기술의 발전 전망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오늘날 과거에 행해졌던 것처럼 후보자 이름 옆에 “X” 표시가 된 종이 투표지를 사용하는 통상적인 투표가 치러지는 곳은 별로 없지만, 많은 전산화 시스템들이 여전히 동그라미를 그리거나 줄을 연결하는 종이 투표지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투표지들은 나중에 기계로 스캔해서 투표를 기록한다. 많은 관할구들이 여전히 “레버” 기계를 사용하는데,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유권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자의 이름이나 지지하는 선거 모토 옆의 작은 레버를 돌리게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큰 레버를 당기면 투표가 기록된다. 이 기계는 30년도 넘게 제작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유지가 특히 까다로울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 그 결과 현재 서서히 사라져 가는 추세다. 아주 흔히 사용되는 또 하나의 장치는 “천공카드(punch-card)” 기계다. 이 경우 투표지로 쓰이는 카드는 후보자 이름 옆에 구멍이 뚫리거나, 카드 모양에 맞춰진 홀더에 삽입한 다음 구멍이 뚫린다. 이 방식은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플로리다 주 투표 집계 과정에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상황으로 인해 천공카드 기계 역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현재는 직접기록전자장치(DRE)를 도입하려는 추세인데, 이 장치는 현금입출금기와 비슷한 컴퓨터 터치스크린을 사용한다. 컴퓨터나 인터넷을 이용해 투표를 더욱 편리하게 하자는 논의도 적잖게 있었지만―그런 시스템이 애리조나 예비 선거에서 한번 시도된 적이 있다―보안 전문가들이 현재 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 중이며, 아직 폭넓게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투표 방법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유권자들이 선거일 전에 투표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런 추세는 부재자 투표에 대한 법조항에서 출발했는데, 선거 당일 집(혹은 투표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사람들에게는 투표지가 미리 지급되었다. 몇몇 지역에서는 점차 이 조항의 적용 범위를 넓혀, 주민들이 “영구 부재 투표자”로 등록해 투표지를 항상 집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조항인 “조기 투표”는 선거일 전 최대 3주 동안 쇼핑몰 같은 공공장소에 투표기를 설치하게 한 것이다. 주민들은 언제든 편할 때 와서 투표하면 된다. 그리고 몇몇 주에서는 우편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오리건 주에서는 모든 주민들이 선거 20일 전에 투표지를 우편으로 받아보게 함으로써, 다시 우편으로 돌려보내거나 지정된 장소의 투표함에 개인적으로 넣을 수 있게 했다. 다른 곳―워싱턴 주의 시애틀과 킹 카운티 같은 곳―에서는 우편 투표를 채택했지만, 주변 지역들은 여전히 DRE나 천공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제 미국 전역에 걸쳐 전체 유권자의 5분의 1 이상이 과거 “선거일”로 불렸던 날 전에 투표를 한다.
투표 집계 선거일 전에 투표하는 주민의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는 11월 첫째 월요일 다음 첫째 화요일―미국의 전통적인 선거일―을 “선거일”이 아니라 “집계일”로 여기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비록 조기 투표가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지만, 그런 투표들은 선거일 저녁때까지 집계되지 않는다. 어느 후보가 앞서고 어느 후보가 뒤쳐지는지에 대한 정보가 투표 종료 전에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종류의 사전 정보는 투표자 수뿐만 아니라 선거 운동의 스타일과 의지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에는 투표 집계에 관한 확연한 교훈들이 수없이 드러났다. 플로리다 주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 말 많았던 선거에 대한 미국 대법원의 판결에서 보듯 획일적인 기준으로 서로 다른 유형의 투표지가 집계되었다는 점이다. 몇몇 선거구에서는 부재자 투표지가 그 지역 투표기에서 사용되는 투표지와 다르다. 따라서 서로 다른 결과표가 몇 개씩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몇몇 선거구에서는 부재자 투표 수가 두 명의 선두 후보 간의 표차보다 작을 경우 부재자 투표 수를 계산에서 빼버린다. 2000년 선거는 투표기가 다른 종류의 전자장비와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도 드러냈다. 이 기계에는 오류 방지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지만, 최상의 정확도를 유지하며 작동하려면 정기적이고 주기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선거가 극도의 박빙 승부라면, 투표가 이중으로 집계될 경우 결과 도표 장치는 총계에서 미세한 차이를 드러낼 수 있다. 총선 결과가 일반 투표에서 0.5퍼센트 미만의 차이로 결정 나거나, 한 주의 투표 결과가―플로리다의 경우―조지 W. 부시와 앨 고어에게 던져진 580만 표 중에서 불과 202표밖에 차이 나지 않을 경우, 특정 장비와 관련된 결과표 작성 과정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플로리다에서 나온 표의 상당 부분은 천공카드 기계를 사용한 것이었다. 정비 문제가 첫 번째 논란거리였고, 유권자들이 투표지에 정확하게 구멍을 뚫을 수 있는지가 두 번째였다. 몇몇 지역에서는 투표지의 디자인이 유권자들, 특히 나이든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했기 때문에, 몇몇 유권자들은 자신이 생각했던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찍었을 수도 있다. 플로리다 주의 선거 결과가 박빙이었다는 점―마지막으로 투표 집계를 끝낸 주였다는 사실―은 선거일이 지난 뒤 몇 주 동안 부시와 고어 양측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미국 선거 제도의 지역적 특성과 선거인단의 표가 각 주별로 승자에게 전부 주어진다는 사실 때문에, 양측 모두 플로리다 주 법원에서 법적 행동에 돌입했다. 각 측은 자신들이 제기하는 법적 이슈에 가장 잘 부합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들을 골라 특정 투표를 거부하려 했다. 두 후보측 모두 플로리다 주 전체의 재집계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결국 이 문제는 미국 대법원으로 넘겨져 최종 판결을 받게 되었는데, 재집계를 중지하고 플로리다 주무성의 최초 투표 결과를 인정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이로 인해 플로리다 주 선거인단 25표가 조지 W. 부시에게 넘어가면서, 부시는 선거인단 과반수 확보와 함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었다.
개혁의 움직임 2000년 선거의 뚜렷한 교훈 중 하나는 플로리다 주에서 불거진 선거 관리, 투표, 투표 집계의 문제들이 미국의 모든 선거구에서 어느 정도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2000년 대통령 선거 같은 박빙의 결과는 좀처럼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똑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기는 어려워 보였지만, 이 일로 인해 많은 문제점들이 부각되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토론회를 통해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증언에 주목하게 되었다. 선거 방식 재검토와 최종적인 개혁안 마련에는 당내 요소도 작용했지만, 2004년 선거에 앞서 어떤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인식이 그런 요소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었다. 2002년에 107차 의회가 통과시킨 미국선거지원법(HAVA)에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요소들이 담겨 있다. 첫째, 연방 정부는 각 주와 지역 행정구의 구식 천공카드 기계와 레버 투표기 교체 비용을 지불했다. 둘째, 지역 선거 관리자들에게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투표기의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선거지원위원회(Election Assistance Commission)가 설립되었다. 앞으로 이 선거지원위원회는 투표 시스템을 비롯해 투표 시스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테스트 및 검증을 위한 계획적인 지침들을 제시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투표기와 투표지 디자인, 유권자 등록 방식, 임시 투표 및 부정행위 방지 수단, 선거 관리 인력의 모집과 훈련 절차, 유권자 교육 프로그램, 연방 관청과 관련해 각 주의 재집계 방법을 좀더 일관성 있게 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판단하는 절차, 연방 관청을 위한 선택적인 선거 실시 방식 등을 연구하는 프로그램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HAVA의 변신은 과거 연방 정부가 지역 행정 문제에 관여하기를 꺼려하던 모습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2000년 선거 직후, 특히 플로리다 주 경선 이후의 이러한 선거 절차 개혁 노력 덕분에, 선거 제도에 대해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신념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선거가 올바른 민주주의의 법적인 기반이라는 보편적인 인식 때문에, 개혁에 따르는 손실 역시 그리 크지 않다. ■ ------------------------------------------------------ *마이클 W. 트로갓은 미시건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연구 및 정치학 교수이다. 그는 『유권자를 위한 선거 가이드』와 『선거, 뉴스미디어, 민주주의』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선거 관리 개혁의 효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대통령 예비 선거, 코커스, 후보 지명 전당대회 날짜
미국에서 코커스와 예비 선거는 대통령 후보 선출에 필수적인 절차이다. 이 일정표에는 2004년 총선 때까지 예정된 예비 선거와 코커스가 실려 있다. 코커스는 이탤릭체로 되어 있다. 여기서 “코커스”는 일반적으로 대통령 후보 지명 절차 기간 동안 각 당의 지역 정치 활동가들이 주 단위로 모이는 회의를 의미한다. 코커스 제도의 목적은 대의원들의 선택을 통해 각 주의 당원들이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다. 예비 선거 역시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유권자들이 직접 선거를 통해 특정 공직의 정당 후보를 선출하는 점이 다르다. 각 주의 법에 따라, 유권자들은 전당대회에서 자신들이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지거나, 그 후보를 지지하기로 “서약한” 대의원에게 투표한다.
1월 19일 아이오와
1월 27일 뉴햄프셔
2월 3일 애리조나 델라웨어 미주리 사우스캘리포니아(민주당) 뉴멕시코(민주당) 노스다코타
2월 7일 미시건(민주당)
2월 8일 메인(민주당)
2월 10일 테네시 버지니아 컬럼비아 특별지구(공화당)
2월 14일 컬럼비아 특별지구(민주당) 네바다(민주당)
2월 17일 위스콘신
2월 24일 유타(민주당) 하와이 아이다호
3월 2일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조지아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뉴욕 오하이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워싱턴 미네소타
3월 9일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텍사스
3월 13일 캔사스(민주당)
3월 16일 일리노이
3월 20일 알래스카(민주당) 와이오밍(민주당)
4월 13일 콜로라도(민주당)
4월 27일 펜실베니아
5월 4일 인디애나 노스캐롤라이나
5월 6일-8일 와이오밍(공화당)
5월 11일 네브래스카 웨스트버지니아
5월 15일 와이오밍(민주당)
5월 18일 아칸소 켄터키 오리건
5월 25일 아이다호
6월 1일 앨라배마 뉴멕시코 사우스다코타
6월 8일 몬태나 뉴저지
7월 26일-29일 민주당 전당대회, 보스턴
8월 30일-9월 2일 공화당 전당대회, 뉴욕시
-폴 맬러머드
Q: 2004년 선거의 주요 이슈는 무엇입니까? A: 모든 선거 운동은 그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이슈를 문제 삼지만,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서는 두 가지 핵심 이슈가 떠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 중 하나는 경제 안정입니다. 이는 곧 경제 성장, 일자리, 미국 국고 정책의 전반적인 상황을 뜻합니다. 두 번째 이슈는 안보의 문제, 즉 물리적 안보의 문제입니다. 이는 미국 내의 안정과 테러 행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의식을 뜻하며, 특히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직후 이는 국가안보정책을 의미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Q: 평범한 미국인들이 외교정책 문제에 관심을 기울입니까? A: 외교정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국제 정세에 따라 들쑥날쑥 변합니다. 좀더 넓게 보면, 냉전 기간 동안에는 미국인들이 외교정책에 깊은 관심을 보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확실히 베트남 전쟁은 미국인들의 이슈였습니다. 내 생각에, 외교정책이 2004년 선거에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는 이유는 바로 9.11테러입니다.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에 대한 테러 공격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우리의 상황이 생각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각인시켰으며,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테러에 대한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는 부시의 주장에 아주 긍정적으로 응답했습니다. 9.11 사태로 인해 이제 미국인들은 국내 안정과 대외 정책 사이에 분명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부시 대통령이 결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는 미국 대중들의 전반적인 정서로 인해 드라마틱하게 상승한 그의 인기는 그의 대외 정책 실천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당시 그의 인기는 부시 행정부의 국내 정책에 기인한 것이 아닙니다. 9.11 이후 대중이 정부의 국가안보정책을 신뢰하면서 공화당은 여론조사에서 어마어마한 지지를 얻게 되었으며, 이런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 현재 대통령 재선의 열쇠입니다. 반면 공화당 지지율을 감소시키는 것이 바로 분명 백악관에 재입성하려고 노력하는 민주당의 목표 중 하나일 것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거둔 결정적인 무력 승리 뒤에 전후 재건이라는 훨씬 더 복잡한 문제가 뒤따르면서, 정부 비판론자들은 이 문제를 선거 운동 이슈로 만들 기회를 얻었습니다. Q: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부시와 고어의 표차가 근소했습니다. 이런 근소한 투표 결과가 다가올 2004년 선거에서 전략전술에 영향을 끼칠까요? A: 2000년 대통령 선거는 플로리다 주의 재집계를 중단하라는 대법원의 5대 4 판결로 해결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국이 50대 50 국가로서, 각 단계별 공직자와 모든 개인 유권자들이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거의 공평하게 양분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결과, 내 생각에 양당 모두 2004년에 박빙의 선거를 예상하는 전략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두 정당 모두 핵심 지지자들을 이끌어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개인 유권자들을 동원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추측건대 조만간 유권자 동원의 원천이 텔레비전 광고에서, 물론 광고는 계속 많이 이용되겠지만, 유권자 확인과 “표 끌어내기” 방식으로 이동하는 멋진 광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두 정당 모두와 그들과 연합한 이해 집단은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할 것입니다. 민주당은 핵심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2000년 플로리다 주 선거 결과에 대한 응어리를 이용해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나오도록 자극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의회 의석 확보를 위한 2002년 중간 선거 당시 공화당이 유권자 참가율에서 승리한 사실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지지자 동원에서 민주당보다 더 성공적이었으며, 그것이 바로 공화당의 중간 선거 성공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Q: 정당들은 유권자를 끌어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는지요? A: 의무 투표를 시행하거나 아주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다른 나라들에서는 이런 식의 고민거리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선거 연령 인구의 50퍼센트 참가가 대통령 선거 때 평균 수준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유권자를 투표장에 나오게 할 수 있는지가 아주 중요합니다. 자, 만약 미국인들이 투표를 하거나 혹은 하지 않는 요인이 뭐냐고 묻는다면, 가장 두드러진 요인은 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잠재적인 유권자들은 선거가 열린다는 사실을 정말 알고 있을까? 후보자들이 누군지는 알고 있을까? 각 후보자와 정당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두 번째로, 그들이 애착을 갖고 있는 정당이 있을까? 그들이 선거에서 경쟁하는 세력들과 어떤 식으로든 연계되어 있을까? 세 번째로, 그들에게 투표하라고 요구한 사람이 있었을까? 투표 장소가 어디고 언제 투표하러 가야 하는지 등등을 알려 주는 사람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을까? 표 끌어내기 노력의 초점이 바로 이 마지막 요소입니다. 이런 노력에 필요한 것은 지역 차원에서의 조직 건설, 가능성 있는 지지자들을 확인하기 위한 전산화된 자료 이용, 전화나 전단지를 이용해 접촉하되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직장 동료나 지역 일원―과의 개인적인 만남을 통한 접촉, 그리고 선거 당일 투표 여부에 대한 전화 확인 등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투표장으로 가는 교통편 제공도 포함됩니다. 정말 유별난 노력이 아닐 수 없죠. Q: 보통 유권자 동원에는 핵심 지지자들이 가장 잘 호응합니다. 각 정당의 핵심 지지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A: 미시건 대학의 정치연구센터가 내 놓은 인구통계학적 분석[http://www.umich.edu/~nes/nesguide/nesguide.htm]에 따르면, 각 정당의 기반에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는 미국 흑인들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대개 10명 중 9명이 민주당에게 표를 줍니다. 비록 투표율이 3명 중 2명 혹은 그보다 조금 못하지만, 히스패닉계 역시 민주당을 지지하곤 합니다. 노동자 계층의 민주당 지지 분포는 일정치 않습니다. 저소득 노동자 계층은 흔히 민주당을 더 지지하지만, 그들 중에는 사회적 보수주의자들이 간혹 있으며, 그들 중 상당수는 이따금 공화당 후보에게 이끌립니다. 노동자 계층이면서 중산층인 백인 남성들이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은 대개 사회적 문화적 이해관계 때문입니다. 이혼한 사람들과 부모 중 한쪽이 없는 가정은 민주당을 더 지지하는 반면, 전통적인 부부들은 공화당을 더 지지합니다. 종교 가입과 관습, 참석률을 보면 누가 공화당 쪽인지 확실히 판별할 수 있습니다. 종교 행사에 자주 참석하는 사람일수록, 공화당원일 가능성이나 공화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종교주의자들은 대개 민주당 쪽입니다. 고소득 계층은 공화당 쪽으로 기웁니다. 이는 특히 상업 분야에서 두드러지는데, 소규모 사업가에서 기업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모두 해당됩니다. 하지만 신종 전문직 종사자들―고등 교육을 받고 학사 학위를 갖춘―은 점차 민주당 쪽을 지지하고 있지요. 마지막으로, 각 정당의 기반에는 지리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흔히 “빨간 주 파란 주(red and blue states)”라고 불리는데, 지난 대통령 선거 후 텔레비전에 등장한 미국 분할 지도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이 지도에서 파란 주들은 민주당을 지지했습니다. 이들은 동서 해안과 북부 지역에 밀집해 있습니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공화당 주들은 남부 지역과 농촌 지대 및 로키 산맥 부근에 몰려 있으며, 몇몇은 중서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주의 정당 가입 분포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원들은 대개 도시와 교외내곽 지역에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원들은 교외외곽과 농촌 지역에서 세력이 강하지요. 민주당은 첨단 기술 지역에서 점점 더 세력이 커지는 반면, 공화당은 실제로 인구가 줄어든 몇몇 농촌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남부의 모든 교외 지역에서 우세를 이어왔으며, 여기에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 주변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도 포함됩니다. 요컨대, 공화당은 종교적이고 문화적인 보수주의자, 사업가와 여성, 남부와 산악 지역의 주들, 중서부와 교외외곽 및 농촌 지역의 정당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편 민주당 지지자들로는 소수 집단, 비종교주의자, 사회 진보주의자, 노동자 계층, 대도시 저소득 주민들, 동부와 서부 해안 지역 주민들이 포함됩니다. 물론 이런 분류는 모두 일반적인 경향에 근거한 것입니다. 모든 인구통계학적 집단들은 다양한 정치적 방향을 갖고 있습니다. Q: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이 얻는 이익과 불이익은 무엇입니까? A: 우선 무엇보다 재선에 출마한 현직 대통령들이 이제껏 대부분 성공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전부 그러지는 못했죠. 사실 최근 역사에서도 실패한 이들을 몇몇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1992년 1대 부시 대통령과 1980년 카터 대통령 두 사람 모두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제랄드 포드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그는 선거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직에 올라 1976년에 역시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통령들은 성공적으로 두 번째 임기를 맞이하곤 합니다. 부분적으로는 그들이 종종 자신의 약점이 부각되어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예비 선거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대 부시 대통령, 카터 대통령, 포드 대통령은 모두 예비 선거를 거쳐야 했습니다. 현 대통령 조지 W. 부시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위해 어떠한 경쟁도 벌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에게 엄청난 이점입니다. 두 번째로, 현직 대통령들은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훌륭한 설교단(the bully pulpit)”이라고 일컬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국가 정책의 청사진을 마련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에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자리 말입니다. 때로는 외교 정책과 국내 경제 정책에 대해 일련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선거에 유리하게 현실을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선거 자금을 마련하고 자원을 축적하기가 더 쉽습니다. 그들이 정당 활동가들에게 베푸는 특혜는 다음 선거에서 이점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제 현직 대통령의 불이익을 살펴볼까요. 대통령들은 임기 동안 일어나는 좋은 일에 대해서는 명성을 얻고 나쁜 일에 대해서는 비난을 받는 게 보통인데, 그들에게 그런 명성이나 비난을 받을 자격 혹은 책임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좋은 시기에 대통령을 맡고 있다면 재선의 길이 열리는 것이죠. 하지만 경제가 어렵고, 외교 정책이 실패로 돌아가는 시기에 대통령 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불이익입니다. 선거란 여러 가지 면에서 현직 대통령이 거둔 성과에 대한 국민투표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좋은 시기라면 이익이 되겠죠. 나쁜 시기라면 분명히 불이익으로 작용할 테고요. Q: 대통령으로서 부시의 정치 기반은 깨끗합니다. 한편 민주당 경쟁자들은 대부분 하원의원, 상원의원, 주지사, 군 장성 등 공직 경력이 다양합니다. 이러한 직책이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요? A: 상원의원들은 대부분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욕실 거울을 바라볼 때면 자기 모습에서 미래의 대통령을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많은 상원의원들이 “지명받기는” 하지만 당선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상원 출신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마지막 인물은 1960년의 존 케네디였습니다. 그 이후로 여러 상원의원들이 후보 지명을 얻어냈지만 선거에는 패배했습니다. 1996년의 밥 도올(Bob Dole)과 1972년의 조지 맥거번(George McGovern)이 그런 경우죠. 결국 상원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출발점으로서는 별로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부통령 출신이거나 주지사 출신이었습니다. 부통령직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에 자연스러운 위치라 할 수 있지만, 2000년 당시 앨 고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직 부통령이 항상 승리한 것은 아닙니다. 주지사 자리는 대선 출마에 특히 비옥한 토양임이 입증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조지 W. 부시가 그러했고, 그 전에는 빌 클린턴, 로널드 레이건, 지미 카터가 그랬습니다. 이것은 정말로 이례적인 기록입니다. 군 경력은 19세기에 대통령이 되기 위한 비옥한 토양이었지만, 현대에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만이 군 사령관에서 국가의 최고 지휘관(대통령)으로 변모했습니다. Q: 선거자금법이 이번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겠습니까? A: 조지 부시는 2000년 후보 지명 절차에서 공적(미국 정부) 보조금(public matching fund)을 거부한 최초의 성공적인 대선 후보였습니다. 따라서 그는 법적으로 당시 지출 한도 규정의 제한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2000년 한 해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았으며, 민주당 경쟁자보다 더 많은 돈을 썼습니다. 만약 그가 공적 자금을 받았다면 허용되지 않았을 일입니다. 2004년에 법적으로 대선 후보에 대한 유권자 개인의 기부 한도가 1,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확대되면, 부시의 선거 운동은 이번에도 공적 자금을 지원받지 않고도 후보 지명 절차 기간 동안 2억 달러 정도의 자금을 모을 것입니다. 공화당 후보 지명에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의 선거 운동은 이렇게 모인 돈을 이용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본질을 대중들에게 밝히고, 총선에서 도움이 될 표 끌어내기 지역 조직의 구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엄청난 이점이죠. 이제껏 민주당 후보 중 그 누구도 정당 예비 선거 시즌 동안 그만큼의 금액을 모으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공적 보조금을 받아들이면, 그들의 지출 한도는 5천만 달러 정도에서 묶이게 됩니다. 이 돈 대부분은 2003년의 초기 예비 선거에 쓰이고, 후보 지명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2004년 처음 몇 달 동안에 사용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면 후보자가 등장하고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는 기본적으로 돈이 거의 바닥나거나 아예 없게 되겠죠. 이런 잠재적인 불균형 속에서, 공적 보조금을 거절한 다음 가능한 많은 돈을 모으고 쓸 수 있는 민주당 후보자를 한번 찾아보십시오. 예비 선거가 끝나고 정당 후보 지명 전당대회가 치러진 뒤, 후보자들은 총선을 위해 공적 자금을 받아들일 것인지 결정하게 됩니다. 아마도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자 모두 공적 보조금을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Q: 대통령 경선 결과에 돈이 그렇게 중요한 영향을 끼치나요? A: 어떤 경쟁과 어떤 상황에서는 돈의 영향력이 더욱 커집니다. 하원 경선, 상원 경선, 주지사 경선에서는 돈이 지극히 중요해지는데,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도전자들 대부분의 무명의 장막을 걷어낼 진정한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돈은 대통령 후보 지명 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한데, 후보자들 대부분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과 자신의 목표를 선전하고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그러다가 총선이 되면 돈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까닭은, 그맘때가 되면 경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중 매체가 “공짜로” 관심을 기울여 주기 때문입니다. 텔레비전 토론도 시작되죠. 사람들은 후보자를 볼 때 어느 정당인지를 가장 신경 씁니다. 하지만 박빙의 선거에서는 종국에 역시 돈이 중요해집니다. Q: 2004년에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부시 대통령을 현직 대통령으로서 비판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아니면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뭔가 긍정적인 테마가 있어야 할까요? A: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단연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부시의 재임을 거부할 근거입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두 후보 중 한 명의 선택이 아니라, 부시의 지도하에서 미국이 무엇을 해 왔는지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투표로 몰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백악관을 탈환하고 의회의 통제권을 탈환하려면, 그들에게는 이런 식으로 말할 유권자들이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나의 경제적 안녕이 더 불안해졌다고 느끼고 물리적으로 더 불안해졌다고 느끼는 것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얻은 모호한 승리와 이라크의 혼란 상황 때문이다.” 이 는 필수적인 요건이긴 하지만, 민주당의 2004년 백악관 입성에는 충분치 못합니다. 둘째로, 민주당은 신뢰성이라는 문턱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후보자는 미국의 안보를 책임지면서 엉뚱하거나 극단적이지 않고 미국인들에게 위험보다 기회를 더 많이 안겨주는 정책 방향을 추구할 거라는 신뢰를 주는 인물입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그럴듯한 국가안보 정책과 그럴듯한 경제 및 국내 정책 전략을 개진하는 후보를 지명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 내용을 민주당의 정책과 직접 비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신 미국인들이 부시가 반드시 재임에 성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그들은 민주당원들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들을 믿을 수 있을까?” 상대 정당이 그럴듯하고 긍정적인 대안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Q: 대통령 예비 선거 기간 동안에는 후보자들이 자기가 속한 정당의 성향에 더 극단적으로 기운다는 말이 오래 전부터 있었죠. 민주당원은 좌파로, 공화당원은 우파로 말입니다. 실제로도 그러한지, 그런 점이 내년까지도 정치 활동에 영향을 줄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최근 선거에서 성공적인 대통령 후보자들은 그런 패턴의 희생양으로 전락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2000년 당시 조지 부시가 공화당 후보 지명에 출마하기 위해 생각해낸 방법은, 실질적인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보수적인 정치 기반을 아주 만족시키되, 온건하고 인정 많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후보 지명이 끝난 뒤 극렬 보수주의자나 우익으로 굳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었습니다. 빌 클린턴은 당 내부의 전통적인 좌익 대 우익 방식을 거부하면서, 다른 방법을 통해 자신의 지지 기반과 중요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예비 선거에 참여하는 정치 활동가들은 이념적으로 더 극렬하며, 공화당은 우익, 민주당은 좌익으로 흐릅니다. 하지만, 총선 선거 운동에서 자신의 위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방식으로도 유권자에게 호소하고 정치 이슈를 수립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인터넷의 역할이 확대될 거라고 보십니까? A: 현 상황에서 인터넷은 매스컴 형식이나 텔레비전 광고 대체물로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대신 선거 운동 조직의 한 형태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즉, 지원자의 모집과 조직, 자금 모금, 일반 대중 활동의 통합, 지지자들을 위한 정보 유포 등을 실행하는 수단인 것입니다. 하워드 딘(Howard Dean)은 존 맥케인의 2000년 선거에서의 성공을 이용해 인터넷으로 상당한 자금을 모금했습니다. 딘을 비롯한 다른 민주당원들은 인터넷을 조직 구축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시 측 역시 그 중요성을 이해합니다. 그들은 인터넷을 능동적으로 이용하면서, 자금을 모으고, 지역 조직을 구축하고, 공화당 활동가들을 독려하고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으로 대화의 창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선거에서 인터넷은 중요한 힘이 될 것입니다. Q: 대통령 선거와 더불어 하원과 상원에서도 선거가 치러질 것입니다. 이들 경선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지금 현재 어느 당도 압도적인 승리를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박빙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공화당은 1994년 선거 이래로 줄곧 하원의 다수당이었습니다. 또한 상원에서도 근소하나마 다수당으로 명맥을 유지해왔는데, 공화당 상원의원 짐 제포즈(Jim Jeffords)가 당에 등을 돌리고 무소속 의원이 되었을 때 잠시 다수당 자리를 내준 적이 있습니다. 공화당은 2002년 선거에서 다수당 자리를 재탈환했습니다. 많은 분석가들은 하원과 상원의 선거 구조를 들어, 예기치 않은 조류가 민주당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2010년까지는 공화당이 다수당 자리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하원 선거구 수의 감소에 어느 정도 기인하는데, 이러한 결과에는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화당이 주 차원의 재구획을 시행하면서, 유권자들을 전체 의회 선거구에 좀더 효과적으로 할당하는 데 성공한 것이 부분적인 원인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435개 하원 의석 경선 중 불과 10퍼센트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입니다. 그리고 현 여당으로서 공화당이 이점을 갖고 있고, 더 많은 자금을 모으고 있으며, 선거구 재구획에 성공했기 때문에, 공화당의 다수당 유지는 거의 확실시됩니다. 현재 상원에는 민주당 의석이 공화당 의석보다 많이 비어 있습니다. 상원 전체의 3분의 1이 선거마다 재선을 치른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십시오. 그런 식으로 6년마다 재선이 치러졌죠. 더 많은 민주당 의석이 재선을 기다리고 있고, 그런 민주당 의석들은 대부분 “빨간”(보수 성향이 짙은) 주들, 즉 2000년에 조지 부시가 승리했던 주들의 의석입니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날 경우에만, 민주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이 될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
-존 H. 앨드리치
매스컴들은 대부분 2004년 대통령 선거에 온 관심을 쏟겠지만, 같은 시기에 미국인들은 다양한 공직을 수행할 수많은 인물들을 선출한다. 특히 미국 의회의원 선거는 대통령 선거 못지않게 경쟁적이고 중요하다. 현재 두 주요 정당이 양분하고 있는 의회에서의 힘의 균형은 매우 근소한 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공화당은 하원에서 불과 12석(전체 435석 중에서)을 앞서고 있고, 상원에서는 100석 중 51석만을 차지하고 있다. 의회의원 선거가 중요한 것은 정책 결정에서 의회가 하는 중심적인 역할 때문이다. 의회제와 달리 미국의 정치 체제에서는 의회와 대통령이 별개의 권력을 갖고 있다. 모든 법은 의회에서 만들어지고 통과되어야 한다. 또한 의회제와 달리 정당의 규율이 철저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의회의원들은 스스로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정책을 마음대로 지지할 수 있으며, 자신의 재선에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정책도 지지할 수 있다. 그 결과, 의회 지도자들은 강력한 규율을 가진 정당의 통합된 지원을 기대하기 보다는 한 번에 한 명씩 승자 연합을 구성해야 하며, 그로 인해 모든 승리와 패배가 두 정당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모든 공직 선거가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치러진다는 것은 한 쪽 당의 일원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나머지 당이 의회를 장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소위 분할 정부는 아주 당연한 것이 되었다. 지난 24년 중에서 16년 동안 의회와 대통령 직은 각기 다른 정당이 차지했다. 공화당은 1994년 이래 하원에서 다수당을 유지해 왔다. 또한 민주당 대통령 빌 클린턴의 8년 집권 중 마지막 6년이었던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상원을 지배했다. 2000년 선거는 공화당의 백악관 입성과 하원 다수당 유지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두 정당 모두 상원에서 50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헌법상 상원에서 부통령(공화당원 딕 체니)에게 한 표가 부여되기 때문에, 공화당은 2000년 선거 이후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이 되었으며, 덕분에 연방 정부에 대해 통합적인 지배력을 갖게 되었다. 2001년 6월에 공화당 상원의원 제임스 제포즈가 공화당을 떠나자, 상원 통제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면서 다시 분할 정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민주당이 2002년 선거에서 아슬아슬하게 다수당 자리를 놓치면서, 통합적인 지배력이 공화당으로 다시 넘어갔다.
의원 선출 방법 하원과 상원은 거의 동등한 권력을 갖지만, 선거 방식은 많이 다르다. 공화국 미국의 설립자들은 하원의 구성원이 대중에 가깝게 하려고 했으며, 자신들의 소망과 야심을 아주 충실하게 입법 과정에 반영시켰다. 그래서 하원 규모를 비교적 크게 계획하고 선거를 자주(2년마다) 치르기로 했다. 처음에는 2년 기간이 너무 길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빈번한 선거로 인해, 현직 의원들이 항상 재선을 위해 뛰기 때문에 국가보다는 재선 당선에 최선인 것만 중요시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하원 의석 하나 하나는 지리적인 선거구를 대표하는 것이며, 모든 의원들은 다수표 원칙에 따라 독특한 방법이나 “소선거구” 방식으로 선출된다. 즉,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한 후보가 선출된다는 뜻이다. 50개 주는 모두 하원에서 최소한 1석은 보장받으며, 나머지는 인구수에 따라 주별로 할당된다. 예를 들어 알래스카는 인구가 아주 적기 때문에 하원에서 1석만 차지한다. 가장 큰 주인 캘리포니아는 현재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상원은 각 주를 대표하도록 만들어졌으며, 실제로 상원의원들이 처음에는 주 의회 의원들에 의해 선출되었다. 상원의원이 그 주의 유권자들의 직접 선거로 뽑히기 시작한 것은 1913년에 수정헌법 제17조가 통과되면서였다. 각 주에서 선출된 두 명의 상원의원은 6년 임기를 부여받으며, 전체 상원 의석의 3분의 1이 2년마다 재선을 치른다. 이때 상원의원들은 유권자의 다수표로 선출되며, 각 주는 소선거구 역할을 한다. 다수표 원칙에 따라 결정되는 선거, 특히 소선거구제가 적용되는 선거는 정확히 두 개의 주요 정당이 장악하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3 정당의 후보자가 승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가망성 없어 보이는 후보에게 표를 “낭비”하지 않으려 하고, 따라서 선거에서 승리하고픈 후보들은 가망 없는 정당과의 연합을 피하려 한다. “시시한 존재”로 인식되지 않으려는 소수파들은 대개 잘 알려지지 않은 분열된 집단보다는 강력한 두 정당 중 한 곳에서 목소리를 내곤 한다. 미국 역사 전반에 걸쳐 주요 정당이 둘 이상 있던 적은 없었다. 오늘날에는 “후보자 중심” 선거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종종 제3 정당과 후보들이 도전하긴 하지만, 그들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2002년 선거 결과만 보더라도 하원의원 435명 중에서 고작 두 명만이 무소속이었으며, 상원의원 100명 중에는 단 한 명뿐이었다. 양원의 나머지 의석은 모두 1860년 이래 미국의 두 주요 정당이었던 공화당과 민주당의 당원들이 차지했다.
2년 선거 주기
120 100 80 60 40 20 0 (백만 달러)
표 1
의회 선거의 요소들 미국 역사 거의 전반에 걸쳐 의회 선거는 “정당 중심”이었다. 유권자들은 대부분 한 정당에 오랜 기간 충성했기 때문에, 선거 때 대개 당의 노선을 따랐다. 의원들은 거의 재선되었으며, 때로는 수십 년간 자리를 유지하기도 했는데, 지지자들 대다수가 그들이 속한 당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현직 의원으로서의 개인적인 노력은 미미한 정도였거나 혹은 아예 없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후보자의 개성과 이슈가 지지자들의 당 충성도와 더불어 선거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사실 1960년대 이후로는 국민투표가 점차 후보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텔레비전을 통해 선거 운동을 하고, 막대한 선거 자금을 모으고, 투표를 시행하는 후보자의 능력과 현대 선거의 다른 여러 가지 면들 덕분에, 유권자들은 후보자를 전보다 더 개인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 결과 오늘날 유권자들은 자신이 속한 당뿐만 아니라, 두 후보자에게서 느껴지는 강인함과 나약함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려한다. 후보자 중심의 투표는 현직 의원들에게 중요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현직 의원들은 도전자들보다 텔레비전과 신문에 훨씬 더 많이 등장한다. 엄청난 매스컴 노출도와 공공 정책에 대한 상당한 영향력뿐만 아니라, 선거 운동 자금 모금 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 이것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재선에 출마하는 현직 의원들은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02년 당시 재선에 출마한 398명의 하원의원들 중에서는 불과 16명만이, 상원의원 26명 중에서는 고작 3명만이 낙선했다. 상원과 하원의 재선 성공률이 각각 88퍼센트와 96퍼센트인 점을 고려할 때, 의회 선거는 후보자 중심일 뿐만 아니라 현직 의원 중심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풍부한 자금 및 매스컴 장악과 더불어 현직 의원들이 승리하는 이유는, 그들이 유권자들에게 잘 알려진 반면 도전자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하원이나 상원의 현직 의원 이름을 알고 있다고 답했으나, 주요 도전자의 이름을 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겨우 절반 가량이었으며, 선거 막판에 이르러서도 마찬가지였다. 도전자들은 인지도가 너무 낮기 때문에 후원자들을 설득해 선거 자금을 얻어내기도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잠재적으로 당선 가능성 높은 후보자들이 종종 기존의 현직 의원들과의 경선을 포기하고, 경선에 나선 “승산 없는 후보들(long-shots)”이 선거 운동 시작 자금을 모으지 못하는 불운이 반복된다.
2년 선거 주기
160 140 120 100 80 60 40 20 0 (백만 달러) 표 2
정치활동위원회9)(PAC)가 의회 선거 후보들에게 제공한 지원금의 규모를 보면 의회 선거에서의 돈, 정당, 현직 여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PAC가 1983년부터 2000년까지(표의 데이터가 효용성이 있는 마지막 해) 두 주요 정당에게 제공한 자금은 표 1[앞 페이지 참조]에 나와 있다. 이 표를 보면 이 기간 동안 선거에 흘러간 돈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1994년까지는 민주당이 PAC의 지원을 공화당보다 상당히 많이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 시기에는 민주당이 다수당이었다. 마지막 세 번의 선거 주기에는 공화당이 PAC의 지원에서 민주당을 따라잡았다. 이렇듯 박빙의 경쟁이 펼쳐지면서, 현재는 두 정당 모두 PAC로부터 거의 같은 규모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같은 기간에 PAC가 현직 의원과 도전자들에게 제공한 지원금은 표 2[위]에 나와 있다. 자금 조달 면에서 현직 의원들이 엄청난 이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선거에서나 명백하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PAC가 현직 의원들에게 제공한 지원금의 규모는 상당히 증가했지만, 도전자들이 받는 지원금은 거기에 훨씬 못 미쳤다. 이 표만으로도 현직 의원들 상당수가 재선에 성공하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유권자들이 도전자를 잘 알게 되면, 유권자들은 두 후보를 동등하게 대하게 되어 둘 중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가진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의회 선거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흔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이 역시 세월과 함께 변해 왔는데, 특히 최근 선거에서는 더욱 그랬다. 최근까지도 의회 선거는 일반적으로 국가적인 이슈가 아니라 한 선거구의 특정한 이해와 관심사에 따라 결정되었다. 이는 특히 “중간 선거(midterm elections)”, 즉 대통령 4년 임기 중간에 열리는 선거에서 심했는데, 이런 선거는 본래 대통령 선거 때의 국가적인 이슈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지역에 초점을 맞추는 선거 특성은 후보자 중심 선거의 등장과 멋지게 맞아떨어졌으며, 그로 인해 후보자들은 특정 선거구의 민심에만 신경을 쓸 수 있게 되었다. 1994년 선거가 분수령이었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민주당의 하원 의원석 52석을 쟁취함으로써 40년 만에 처음으로 하원의 다수당으로 거듭났다. 공화당의 리더였던 하원의장 뉴트 깅그리치(Newt Gingrich)의 전략에는 이른바 미국과의 약속(Contract with America)이라 불리는 10개 조항의 입법 계획안이 있었다. 이 계약은 하원 경선에 나선 대다수 공화당원들로부터 선거 초기에 서명을 받았던 것으로, 특히 선거 후에 더욱 중요해졌다. 깅그리치는 새로운 다수 공화당이 미국과의 약속 정신에 입각한 입법안을 100일이라는 아주 빠른 시일 안에 하원에서 통과시킬 거라고 약속했으며, 그의 약속은 대부분 지켜졌다. 이런 국가적인 이슈 부각은 공화당에 대한 평과 리더십을 고양시켰으며, 결국 국가적인 이슈와 정강(政綱) 등이 중간 선거 운동의 기본틀이 되도록 기준을 세웠다. 1994년 이후에 열린 두 번의 중간 선거는 1996년 선거 못지않게 놀라웠다. 1934년 이후 처음으로 1998년에 현직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하원의 상대 정당으로부터 의석을 가져온 것이다(이 경우 각각 6석과 5석). 공화당이 의회 의석 과반수를 차지하고는 있었지만, 결국 1998년 선거에서 패할 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공화당의 많은 이들이 이 “패배”를 국가적인 이슈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못한 당의 탓으로 돌렸다. 2002년에 민주당이 의석을 확보하고 다수당이 되는 데 실패하자,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다시금 많은 당 지도자들이 패배의 원인을 국가적인 정강 마련의 실패에서 찾으려 했다.
2004년 의회 선거 지난 10년 동안 벌어진 의회 선거의 극적인 반전과 굴곡은 앞날에 대한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과거의 선거 방식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못하며 유권자들의 투표 결정 방식 또한 변화하는 중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2004년 선거에서 해답을 고민해 볼 것들이 몇 가지 있다. 2004년 선거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민주당이 하원 과반수를 회복할 만큼의 의석을 획득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경선이 치러질 상원 의석수는 34석에 불과하며, 그 중에서 현재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의석은 19석이다. 게다가 지난 휴식기에 박빙의 선거를 펼친 공화당원은 더 줄어들었으며, 22개 경선이 2000년 당시 조지 W. 부시가 승리했던 주에서 치러질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승리를 기대할 만한 의석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공화당의 상원 과반수 확보는 안전해 보이며, 관심은 하원으로 옮겨갈 것이다. 두 정당 모두 하원 선거를 대비해 당선 가능성이 있는 강력한 후보 확보와 자원 동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하원의원 후보의 영입이 중요한데, 특히 선거 경험이 있는 주 의회 의원 같은 사람들이 물망에 오른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당의 대통령 후보 중 누가 하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강화시키거나 약화시키느냐 하는 문제로, 특히 현직 의원과 경합을 벌이지 않는 의석에 출마한 후보들의 경우 이는 더욱 중요하다. 경험 많고 유능한 하원 후보와 당 대선 후보의 강력한 선거 운동이 조합될 경우 두 정당 간의 의석수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대통령의 코테일(옷자락) 길이”―즉,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대통령이 속한 당의 의회 후보에게 표를 주느냐―는 짧아졌다.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는 비교적 독립적이다. 게다가 2000년 대선에서 두 후보가 거의 같은 표를 얻어 동률이 된 점은 의회 경선에서 두 정당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현직 의원들이 재선을 노리고 있고, 두 정당이 의회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에서의 정당 간 균형은 대통령 선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와의 전쟁 기간 동안 및 직후에 얻은 지지율을 고수할 수만 있다면, 공화당은 하원과 상원을 한층 강력하게 장악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지지율이 경제 문제 등으로 인해 추락한다면, 십 년을 지속해 온 공화당의 하원 과반수 역시 그와 함께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국가적인 이슈가 의회 선거에서 점점 더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면, 2004년에 가장 중요한 추진력은 대통령 후보들과 그들의 정책 선거 운동일 것이다. 이는 가장 예측하기 힘든 측면이다. 이 글이 쓰이는 시점에 민주당 쪽에서는 대통령 후보 지명 경선이 완전 개방된 상태이며, 수많은 후보들이 지명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진보주의 혹은 온건주의, 주전론 혹은 반전론 후보들 중에서 누가 민주당 대선 후보 티켓을 거머쥘지는 예상할 수 없다. 부시의 경우, 세간의 예상대로 그가 출마를 선택한다면 후보 지명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2004년 선거에서는 국내 정책이 중심적인 이슈로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 역시 중요한 외교 정책 이슈로 남을 수 있다. 이제껏―소련의 붕괴 이래―국제 문제가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쟁점 중 하나였으며, 국내외 정책 문제가 어떤 식으로 토론을 형성하고 대중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매우 불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경제가 지배적인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경제가 확실히 좋아져서(혹은 그렇게 보여서) 공화당이 유리해질지, 혹은 약해지거나 심지어는 침체에 빠져서 민주당 재기의 발판이 될지는 불분명하다. 요컨대 하원과 상원을 장악하는 문제는 지난 10년간 이어온 두 정당 간의 아슬아슬한 균형으로 인해 2004년에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당 중 한 곳이 의회를 장악하느냐 아니면 다시금 균형을 이루느냐에 따라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미국 민주주의는 심각한 기로에 놓여 있다. 이런 불분명함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은, 두 대통령 후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의회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한 누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지, 그들이 어떤 정책을 표방할지, 대중이 그들에게 어떻게 반응할지도 중요하다. 이 모든 것들로 인해 2004년 선거는 전에 없이 흥미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 ------------------------------------------------------ 존 H. 앨드리치는 듀크 대학에 위치한 핏저-프랫(Pfizer-Pratt) 대학의 정치학 교수이다. 그의 전공은 미국의 정치행태, 형식 이론, 방법론이다. 그가 저술하거나 공동 저작한 책들로는 『어째서 정당인가?』,『전당대회를 앞두고』,『선형 확률』『로지트 모델과 프로비트 모델』을 비롯해, 선거 관련 서적 시리즈가 있다. 최근에는 그의 책『2000년 선거와 2002년 선거의 변화와 연속성』이 출간되었다.
-존 조그비
미국에는 정치 여론 조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편 여론 조사를 열렬히 혐오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론 조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치 게임을 즐긴다. 즉, 누가 앞서고 있고, 누가 당선 가능성이 있으며, 의료 제도나 경제 문제에서 누가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따진다. 이런 “정치광들(political junkies)”은 대통령, 주지사, 시장의 직무 성적 평가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대부분 국가나 지역 사회와 자신이 연계되어 있다는 생각을 좋아하는 듯하다.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가로막힌 근무 환경 속에서 원거리 직장을 오가는 시대에, 여론 조사는 국민들이 국가의 일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 준다. 여론 조사가는 말 많은 직업이다. 그들은 단순히 정치 이슈와 후보자들에 관련된 여론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을 넘어서, 유권자들을 조종하고 어리숙한 공직자들을 멋대로 주무르며, 궁극적으로는 선거 결과 투표수에 영향을 끼친다는 비난을 받곤 한다. 하지만 20년 동안 여론 조사 전문가로 일해 온 내 경험에 비춰 볼 때, 여론 조사에 대해 가장 큰 소리로 불평하는 사람들은 가장 최근의 여론 조사 결과를 줄줄이 꿰고 있는 이들이다.
여론 조사의 과거와 현재 한두 개의 여론 조사 기관이 중앙 무대를 지배하던 때도 있었지만 오늘날과 같은 신속한 보도, 인터넷, 24시간 케이블 뉴스의 시대에는, 다양한 기관들이 위탁을 받거나 자체적으로 시행한 여론 조사들을 통해 많은 뉴스거리를 제공한다. 최초의 여론 조사는 1824년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의 지역 신문에 의해 시행되었지만, 독립적인 여론 조사가 매스컴의 선거 보도 자료가 된 것은 1930년대부터였다. 초기의 가장 훌륭한 정치 여론 조사는 갤럽(Gallup)이나 로퍼(Roper) 같은 이름으로 시행되었으며, 곧이어 신들링거(Sindlinger), 얀켈로비치(Yankelovich), 해리스(Harris) 같은 미국인 이름을 딴 여론 조사들이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1970년대 무렵에는 미국 3대 TV 방송사의 모든 뉴스 프로그램들이 대통령 선거에 자체 여론 조사를 제공했으며, 얼마 안 있어 주지사 경선과 의회 선거 때도 활용했다. 매스컴 여론 조사―방송사와 신문사 공동의 이름으로 시행된 것들(CBS/뉴욕타임즈, ABC/워싱턴포스트, NBC/월스트리트저널)―는 후보자와 정당에 대해 개인이 시행하는 조사와 여러 면에서 다르며, 오늘날 정치 활동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매스컴 여론 조사가 공개적이라는 점과, 어떤 후보가 경선에서 앞서고 있는지 유권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주목적이라는 점이다. 매스컴 여론 조사는 중립적이고 독립적이다. 이런 객관성은 후보자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여론 조사 내용을 속일 수 없게 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후보가 개인적인 여론 조사를 들어 선두임을 주장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수십 년 동안 독립적인 정치 여론 조사는 선거 경쟁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했고, 각 후보의 장단점에 대한 평가를 제시했으며, 각 후보를 지지하는 인구통계학적 집단을 분석했다. 이런 독립적인 여론 조사는 기자와 편집자들이 선거 상황을 정직하게 평가하고 보도할 수 있게 해 준다. 독립적인 여론 조사가 갖는 투명성은 독자와 시청자에게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독립적인 여론 조사조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1996년에 공화당 리더였던 전 상원의원 밥 도올은 백악관 입성을 목적으로 현직 민주당 대통령 빌 클린턴에게 도전했다.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밥 도올이 선거 기간 내내 25포인트 정도 뒤처지고 있었지만, 내가 로이터 통신의 위탁을 받아 실시한 조사에서는 대략 7내지 12포인트 범위에서 상당히 박진감 넘치는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경선에서는 다른 조사 기관과 주요 신문사들의 여론 조사가 매스컴 보도를 장악했다. 때문에 도올은 날이면 날마다 “25포인트나 되는 격차로” 대통령을 “힘겹게 추격하고 있는” 후보라고 언급되었다. 심각하게 편향된 여론 조사가 선거 보도의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될 경우, 매스컴 보도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잘못된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아전인수 격의 예언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후보자가 자금을 모금하거나 정당한 평가를 듣기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선거 전 여론 조사가 투표자 수와 선거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뜻일까? 간단히 답하자면 아니다. 비록 도올-클린턴 관련 보도가 상원의원 도올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긴 했지만, 이는 도올이 승리했을 수도 있었음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는 결코 아니다. 또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던 후보가 선거 전 여론 조사에서 밀린다는 결과가 나온 것 때문에 선거에서 패한 적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도 없다. 하지만 오늘날 여론 조사가 너무 잦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를 공해(pollution에서 앞 글자 poll이 여론 조사를 뜻하는 단어이다)라고 부른다. 앞서 24시간 케이블 뉴스를 거론하면서, 그들이 많은 뉴스거리를 찾고 있음을 넌지시 이야기했다. 이것 또한 정치 여론 조사가 불어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매스컴 간의 치열한 경쟁도 분명 또 하나의 원인이다. 2000년 선거 시즌 동안에는 최소한 14개의 중요한 독립 여론 조사가 실시되었으며, 그 결과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여기에 불만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자동차나 집을 살 때 그래야 하듯 투표 결과를 바라볼 때에는 훌륭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여론 조사에는 지켜야 할 기본 규칙들이 있으며, 앞으로 전개될 내용은 여론 조사를 바라보는 최선의 방법에 대한 안내이다.
표본 크기와 오차 범위 간혹 대통령의 연례 국정 연설이나 공직 후보자 간의 토론 같은 중요 행사가 끝난 뒤 당일 여론 조사가 시행될 때가 있다. 이 여론 조사들은 다음날 발표를 위해 하룻밤 새 치러지고, 전국 성인 중 불과 500명만을 표본으로 삼곤 한다. 이런 “당일 여론 조사”가 대중의 반응을 빨리 읽게 해 줄지는 모르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고작 500명의 표본은 2억 8천만 명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작다. 이 정도의 표본은 정확도 95퍼센트에 오차 범위 5퍼센트일 수 있지만, 대통령 선거나 중요한 주 경선에 활용하기에는 확실히 불충분하다. 게다가 500명 표본 크기는 내가 보기에 총선이나 주요 주 경선에 필요한 통계적 가치를 지닌 하위집단 분석표를 만들기에도 부족하다. 그밖에 방법론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당일 표본 조사라는 것은 폭넓은 계층의 사람들이 집에 없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인구통계를 좀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여론 조사 기관들이 표본마다 다른 비중을 적용하겠지만, 이런 비중 적용법이 미달 집계된 집단을 항상 보충하지는 못한다. 또는 네브래스카나 캔사스의 흑인들은 너무 많이 집계한 반면, 뉴욕이나 미시시피, 사우스캘리포니아의 주민들은 부족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긴급 여론 조사의 흔한 문제 중 또 한 가지는 “예상 투표자” 대신 “성인”을 조사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두 집단의 인구통계는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 집단에는 소수 계층, 저소득 가구 주민, 노동자 계층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대개 이런 집단들은 민주당과 그 후보에게 기울기 때문에, 여론 조사에서 그들의 수가 과다 집계될 경우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 따라서 여론 조사의 표본 크기와 인구 구성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국가적 차원의 여론 조사가 가치를 지니려면, 최소한 1,000명의 예상 투표자에게 질문하고 3퍼센트 미만의 표본 오차 범위를 가져야 한다.
승리해도 승리가 아닌 경우 모나리자나 혹은 위대한 소설과 마찬가지로, 가장 철저한 여론 조사조차 해석의 여지는 열려 있다. 또한 그 결과를 바라보는 기자와 전문가들의 마음에는 일정한 예상이 형성된다. 이러다 보면 여론 조사가와 전문가들은 소위 “고정관념”이라고 일컬어지는 기이한 괴물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두 집단 모두 후보자들이 이런 고정관념에 맞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덕분에 미국 정치 역사에는 “무리”로부터 솟구쳐 올라 초기의 여론 조사 결과가 제시한 방향을 벗어난 후보들이 적지 않다.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을 펼치면서 1968년에 린든 존슨 대통령과 경선을 벌였던 유진 맥카시(Eugene McCarthy)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비록 반전 정서가 당시 미국 내에서 성장하고는 있었지만, 거의 무명이었던 미네소타 주 출신의 상원의원이 막강한 린든 존슨에게 진지하게 도전장을 던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첫 예비 선거(뉴햄프셔 주)가 끝난 후 투표가 집계되었을 때, 맥카시는 전체 표의 41퍼센트를 얻었고 존슨은 49퍼센트를 얻었다. 비록 대통령의 이름이 투표지 위에 씌어있지 않아서 그에게 투표하려는 사람들이 직접 써 넣어야 했지만, 전문가들은 맥카시가 선거 전 여론 조사에서 형성된 모든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에 그를 승자로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맥카시의 “승리”는 정치계를 충격에 몰아넣었으며, 2주도 지나지 않아 존슨 대통령은 재선 불출마를 결정하게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전문가들이 손을 들어 준 승리는 1972년 뉴햄프셔의 민주당 예비 선거에서 발생했다. 사우스다코타 주 상원의원 조지 맥거번(George McGovern)은 1968년에 반전이라는 망토로 잽싸게 갈아입은 뒤 민주당 내의 개혁 운동을 이끌다가, 대통령 후보 지명의 명백한 선두주자였던 상원의원 에드먼드 머스키(Edmund Muskie)에게 도전했다. 맥거번의 개인 여론 조사에 따르면, 뉴햄프셔 주 예비 선거에서 지지율 40퍼센트를 넘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때문에 그는 35퍼센트만 나와도 만족하겠다고 매스컴을 상대로 현명하게 말했다. 그가 43퍼센트를 기록하고 머스키가 48퍼센트를 얻자, 언론은 도전자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승리했다”고(1968년의 경우처럼) 떠들었다. 1968년과 마찬가지로, 이 “승리”는 역사학자들이 뉴햄프셔의 승리가 선사한 최대의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매스컴, 돈, 추진력을 맥거번에게 가져다주었다. 맥거번은 더 나아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에서도 승리했지만, 총선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리차드 닉슨에게 패했다. 1976년 당시 조지아 주지사 지미 카터는 처음에 워싱턴 언론 단체들로부터 “지미 아무개(Jimmy Who)”라고 불렸다. 하지만 그는 뉴햄프셔에서 28퍼센트 지지를 얻어 자신보다 인지도 높은 다섯 명의 민주당 후보자를 따돌림으로써 추진력을 얻었고, 그 후 선두주자로 등극해 최종적인 후보 지명을 얻어냈다. 결국 이런 사례들 속에 담긴 교훈은, 선거 전 여론 조사가 선두주자의 위치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여론 조사는 선거 보도의 기준과 예상 승리에 관한 고정관념을 형성한다.
출구조사 출구조사(exit poll)는 1970년대 이래 미국 총선과 주 경선의 중요한 요소였다. 또한 오늘날 시행되는 가장 말 많은 여론 조사인데, 방금 투표를 하고 나온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투표장 문 밖에서 선거 승리를 예상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출구조사는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특별한 오명을 얻었는데, 당시 텔레비전 방송사들은 이 조사를 오용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플로리다 주에서 선출된 승자를 잘못 예상했다. 하지만 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출구조사는 여론 조사 기관, 언론, 연구단체들에게 더 없이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선거일 초저녁에 승자를 예상하는 데 이용되는 것 말고도, 출구조사는 전문가와 정치학자들에게 특정 인구통계학적 집단의 투표 여부와 투표 사유에 대해 상세한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여론 조사가들이 앞으로의 선거에 대비한 투표 참여 모델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즉, 얼마나 많은 인구통계학적 집단의 선거 참여가 예상되는지에 대한 감각을 제공한다. 이것은 정책 목적으로 사용되는 미래의 유권자 표본이 신빙성을 갖게 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출구조사는 승자 예측에 사용될 경우 문제를 일으킨다. 출구조사에 사용되는 표본 작업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이는 여전히 표본일 뿐이며, 표본 오차 범위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만약 선거가 압도적이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박빙의 선거일 경우 1내지 2퍼센트의 오차 범위는 크게 다가온다. 2000년 당시 선거 전 여론 조사와 출구조사에 의존한 텔레비전 방송사들은, 모든 투표 집계가 끝나기 전에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 중 누가 플로리다 주에서 승리했는지 판별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이 없었다. 그들에게는 ‘먼저’ 예상해야 한다는 압박이 ‘올바르게’ 예상해야 한다는 압박보다 더 컸다. 여론 조사 전문가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는 2000년 11월의 출구조사 실패가 잊지 말아야 할 좋은 교훈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실질적인 결과가 나오기 전에 단순히 누가 이겼는가만 알려고 한다. 출구조사가 선거일 저녁 내내 오직 누가 투표했는지 왜 그런 식으로 투표했는지를 밝히는 데만 사용된다면, 선거 절차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여론 조사 산업이 위기 상황인가? 최근의 저조한 여론 조사 응답률에 대해 말들이 많다. 내가 이 업계에서 일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응답률이 평균 65퍼센트에 이르렀다. 즉, 전화를 받는 사람 3명 중 2명은 설문에 응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평균 응답률은 약 30퍼센트이며, 일부 대도시 지역에서는 더 낮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 문제 때문에 여론 조사가 죽었다고 선언할 기세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응답률이 낮아지면 여론 조사를 끝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좋은 표본을 얻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 일부 여론 조사 회사들―내 회사도 포함된다―이 주요 선거 업무를 잃게 되면서 많은 일들을 겪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표본 오차 범위 안에서 여전히 훌륭한 결과를 얻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여론 조사의 실질적인 능력을 합리적으로 예상하면서 정치 정보에 대해 건전한 비판 정신을 갖추는 것이, 2004년에 치러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선거를 준비하는 우리 모두가 지녀야 할 최선의 태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 여론 조사 전문가 존 조그비는 조그비 인터내셔널(Zogby International)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로서, 1984년에 이 회사를 설립했다. 이제껏 그의 회사는 로이터 통신과 NBC 텔레비전을 비롯한 여러 매스컴으로부터 여론 조사를 위탁받아 시행했다. 조그비는 『결정 2002: 공화당 승리의 원인』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경력에 관한 더 많은 정보는 www.zogby.com에서 찾을 수 있다.
조셉 E. 캔터 한 저명한 정치학자는 이렇게 선언했다. “돈은 정치의 젖줄이다.” 미국의 민주적인 정부 형태가, 자유롭고 개방적인 선거와 더불어 서로 상충하는 이해관계가 경쟁적으로 공공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다원주의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는 그리 놀라운 사실도 아니다. 이런 특성은 오늘날 더욱 맞아떨어지는데, 유권자의 규모가 커지면서 최소한 주요 공직 선거에서만큼은 유권자들과 대화하기 위해 후보들이 매스컴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송은 대중에게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효율적이긴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미국에서 공직 후보자들은 대개 네 개의 선거 자금원에 의존한다. ⑴ 직접 기부금을 내는 개인 후원자 ⑵ 자신이 속한 정당 ⑶ 이익 단체, 종종 정치활동위원회를 통해 ⑷ 개인 재산. 다섯 번째 자금원―공적 자금―역시 1970년대 이후로 일부 선거에서 사용되었는데, 대개 대통령 선거에서 두드러진다. 매스컴 의존도 증가와 정치의 전문화로 인해 선거 비용은 점차 늘어났다. 2000년 선거 당시 대통령 후보자들은 6억 700만 달러를 소비했으며, 의원 후보자들은 10억 달러 이상을 썼다. 그 해 미국 상원의원 당선자의 평균 지출액은 740만 달러였으며, 미국 하원의원 당선자의 평균 지출액은 84만 9,000달러였다. 하지만 정당과 이익 단체가 유권자와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후보자들의 지출은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전체 지출액에서 그 비중이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정당과 이익 단체는 유권자와의 접촉에 돈을 쓰는 후보자들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집중함으로써, 광고나 편지 등을 통해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선거장에 나가 표를 던지도록 촉구했다. 현대 선거에서는 정당과 이익 단체가 인기 있는 후보를 지원함과 동시에 선거 결과에 그들의 영향력을 최대한 반영시키기 위해 좀더 직접적으로 돈을 쓴다. 이런 현상 때문에 선거에서 돈의 흐름을 감시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정책 입안자들은 후보자의 직접 관리에서 벗어난 선거 자금의 흐름을 규제하는 데 있어 특별한 변화를 모색하게 되었다. 비평가들은 개인 자금원에 의지하는 미국 선거의 높은 지출액으로 말미암아 부유한 개인 후원자와 이익 단체가 공공 정책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염려가 증폭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방법은 정치 자금에 대한 정부 규제 확대인데, 그 시작은 선거 자금 조달에 대한 대중의 인식 촉진을 통해 “특정 이익”이 기존의 “공공 이익”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억제함으로써 투명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제껏 “개혁론자”들에게 반발해 온 사람들은 선거 지출이 오늘날 경제의 상품 및 서비스 비용과 정부 예산 규모에 발맞추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선거 지출을 민주주의가 선거 경쟁에 대해 치르는 대가라고 생각하며, 이익 단체의 막대한 지원과 지출을 미국이 오랫동안 이어온 다원주의 전통의 시대적 표현이라고 여긴다. 사법부 쪽에서는 종종 선거 자금 조달 규제와 관련된 또 다른 이슈를 제기하곤 한다. 즉, 선거 지원과 지출에 대한 규제가 헌법에 보장된 후원자의 정치적인 자유 발언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미국의 현행 선거 자금 시스템은 개혁가들의 철학, 현재 체제의 옹호자들, 정부 규제의 한계를 설정한 사법적 판결을 아우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이제껏 시행된―유지된―법과 미국 정치의 진화 방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다른 민주주의 정치 체제와의 차이점 미국의 선거 자금 시스템을 다른 민주주의 국가와 비교해 보면, 미국 정치 체제의 독특한 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후보자 중심 선거 제일 먼저 꼽을 수 있는 미국의 특징은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사용하는 의회제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다. 의회제에서는 정당이 선거 절차와 정부 운영의 중심에 서 있다. 미국 선거에서도 정당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긴 하지만, 20세기에 일어난 많은 개혁과 변화가 있기 전인 미국 역사 초기와 비교해 보면 그 중요성은 훨씬 덜하다. 미국의 선거 체제는 좋건 나쁘건 간에 정당 중심이 아니라 후보자 중심이다. 흔히 후보자들은 독립적인 존재로서, 그의 경력이나 후보 지명은 정당 덕분이라기보다는 예비 선거 유권자들 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독립성은 개방성과 책임 의식을 확대시킨다는 점에서 유익한 효과를 발휘했지만, 후보자들이 준(準)독립적인 선거 기구와 자금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선거 비용을 증가시켰던 것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많은 유권자들이 정당과는 별개로 “당이 아니라 후보에게” 투표함으로써, 공인으로서 유권자와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후보자의 몫으로 돌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수정헌법 제1조 미국 정치 체제가 가진 또 하나의 독특한 면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명백한 자유 발언권이 정치 활동에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현행 법령이 이 권리와 상충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사법부의 몫이다. 1976년의 획기적인 판결―버클리 대 발레오 사건(Buckley vs Valeo)―에서, 미국 대법원은 선거 운동, 정당, 이익 집단이 유권자와의 접촉에 사용할 수 있는 선거 비용의 규모에 대한 제한을 폐기하는 한편, 선거 관련 단체의 자금원에 대한 규제는 인정했다. 법원은 유권자와의 접촉에 사용되는 비용의 제한이 자유 발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선언했다. 반면 자금원(기부금)의 규제에 대해서는, 이 역시 자유 발언권을 일부 훼손하긴 하지만, ‘정당한’ 제한은 선거 후원자와 후보자 간의 대가성 관계에서 실질적인 혹은 외견상의 부패가 발생하는 것으로부터 선거 체제를 보호해야 한다는 정부의 필요에 의해 합리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돈 소비의 권리와 자유 발언의 권리는 동일시하고, 후보에게 전달된 돈과 후보자가 사용한 돈은 차별화함으로써, 이 판결뿐만 아니라 그 후 하위 법원의 판결들은 미국 정치 자금의 흐름과 규정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정부의 정치 지원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적 자금을 선거 지원 자금으로 많이 활용한다는 사실은 미국 정치 체제와의 또 다른 차이점이다. 정부의 정당 보조금은 세계적으로 일상화된 관행이며, 정부가 주요 방송사를 소유한 경우 무료 선거 방송 특혜가 주어지기도 하는데, 이 또한 미국과 다르다. 직접 보조금과 무료 선거 방송이 함께 지원된다면, 정치인들이 선거 자금을 모아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몇몇 미국인들은 오랫동안 그와 유사한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민간 방송사들로부터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선거 방송을 할 기회를 얻어 왔다. 그리고 자신들의 생각을 법령화하는 데도 일부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은 사상적 근거(즉, 자기가 반대하는 후보를 위해 세금을 내야 하는가)와 실질적 근거(완벽하게 공평한 선거 보조금 제도를 고안할 수 있겠느냐)의 저항에 직면했다. 후보자에 대한 공적 자금 지원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1970년대에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몇몇 주 선거와 지역 선거에 그런 제도를 법령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의원 선거에는 실패했다. 1976년 이후부터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자동적으로 상당한 액수의 총선 보조금 수혜 자격을 얻게 되었다(2000년 선거 당시 공화당 후보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후보 앨 고어가 각각 6,700만 달러씩 받았다). 정당들은 후보 지명 전당대회 보조금을 받고 있으며, 예비 선거 때에는 개인이 후보자에게 주는 소액 기부금 정도의 정부 보조금이 지급된다. 정부 보조금을 수령하는 대신 후보자들은 선거 지출 한도에 동의해야 하는데, 대법원이 이런 한도를 허가한 것은 그들의 자발적인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이익 단체와 개인들이 합법적인 선에서 연방법의 예상 수준을 넘어서는 자금(아래에서 논의되는 “연성자금[soft money]”)을 후보자 지원에 사용하면서, 이런 한도의 효과는 훼손되고 말았다.
연방법의 주요 원칙 1970년대 이래로 세 가지 주요 원칙이 미국 연방 선거 자금법의 뼈대를 이루었으며, 모든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에 적용되었다. (50개 주는 각자 주 선거와 지역 선거를 규정하는 자체 규칙을 갖고 있다.) 이 세 원칙은 다음과 같다.
정치 활동의 공개 선거 자금의 공개적인 투명성은 상대 정당과 후보 및 매스컴의 면밀한 조사를 촉진하기 때문에 선거 지원과 지출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부패 억제의 최선책이다. 이러한 정부 규제에 대해서는 사회 전반이 동의하고 있으며, 최소한 원칙적으로는 그렇다. 연방 정부는 200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전체 총계와 함께 상세한 내역이 담긴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요구한다.
금지된 선거 자금원 기업, 노동조합, 연방 정부 인가 은행들이 자체 금고의 돈―기업 이윤과 조합비―을 선거 자금으로 활용해 연방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는 오랫동안 금지되어 왔다(하지만 많은 주들이 자체 선거에 그런 자금원을 허용한다). 하지만 이런 단체들은 정치활동위원회를 설립해 경영진, 주주, 노조원들로부터 따로따로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다. 이런 자금이 연방 선거에 사용됨으로써, 후원자인 기업이나 노조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리고 외국인으로부터 선거 자금을 받는 행위는 미국의 모든 선거에서 금지된다.
제한된 선거 자금원 연방법에 따르면 연방 선거에 관련된 후보자, 정당, 단체들에게 지원되는 금액은, 자금원(개인, 정치활동위원회, 정당)에 상관없이 제한을 받는다. 개인은 2년 선거 주기 동안 한 번의 선거에서 한 명의 후보자에게 2천 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으며, 모든 후보자, 정당, 정치활동위원회에게 총 9만 5천 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다. 정치활동위원회는 각 선거당 후보 한 명에게 5천 달러까지 줄 수 있지만, 한 단체가 그런 식으로 제공하는 모든 기부금의 총액 제한은 없다.
선거 자금금 개혁의 추진력 돈과 정치가 불러일으키는 문제들 때문에 선거 자금 개혁은 미국 사회의 영원한 논쟁거리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는 동안 개혁 추종자들은 1970년대에 법제화된 감독 제도를 강화해 정치 체제에서 돈이 갖는 역할과 중요성을 약화시키려 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침내 2000년에 통과된 법은 이전의 법과 별로 닮은 구석이 없었다. 과거의 법들이 현재의 연방 감독 제도를 ‘개선하려’ 했던 반면, 2002년의 초당적 선거개혁법(Bipartisan Campaign Reform Act) 혹은 BCRA(이 법안 추진에 앞장선 두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맥케인-페인골드 개혁안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는 연방 선거 자금법을 피해 가는 연방 단속 활동을 근절함으로써 현행 제도를 보존하려는 것이다. 1980년대가 되자 전국의 정당들은 연방법이 허가한 수준을 훨씬 웃도는 금액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표면상으로는 연방 선거에 사용할 목적이 아니었다. “큰손(fat cat)”―1970년대 선거 개혁으로 인해 움츠러들었던 막강하고 부유한 후원자―의 재출현은 미국 선거에 “연성자금”의 등장을 예고했다. 이러한 자금은 연방 선거 관리 구조 밖에서 모이고 쓰이는 돈이지만, 연방 선거에 최소한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연방 선거법에 따라 모이고 쓰이는 “경성자금[hard money]”과 대조된다). 대개 규모와 형태에서 연방법에 금지된 자금원에서 나온 이런 연성자금은 각 주에 연계된 정당들에 분배되어 민심을 얻고 유권자를 동원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런 활동이 강화되다 보니, 이 돈이 본래 목적이었던 주 경선과 지역 경선뿐만 아니라 결국 연방 후보들까지 돕게 되었다. 게다가 전국 정당 관리들과 연방 후보자 및 관리들이 합동으로 자금 모금 운동을 벌였다는 사실은 이런 기부금이 애초에 연방 후보자를 지원하려던 것임을 암시했다. 하지만 감독 제도가 붕괴되고 있다는 믿음이 정말로 널리 퍼진 것은 1996년 총선 기간뿐이었다. 그 해 정당들이 모은 연성자금이 9억 달러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이익 단체와 정당들은 연방 규제를 피해 연방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또 다른 방법을 찾아냈다. 즉, 선거 관련 이슈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연성자금은 특정 이슈와 관련해 후보자들을 알리는 정보 제공 행위에도 사용되는데, 이때 명백하게 밝혀진 후보의 낙선이나 당선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하위 법원들은 버클리 대 발레오 사건을 해석하면서, 그런 정보 제공 행위를 정부 단속 항목으로 다루려면 직접적인 언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익 단체들은 다가올 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공직자들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줄 수 있는 공공연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1996년을 비롯한 이후 선거에서 수천만 달러가 이런 식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런 정치 활동에 대한 공개 요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수준은 판가름하기가 불가능하다.
맥케인-페인골드 법의 영향 1996년 이후 개혁론자들의 초점은, 정치활동위원회와 선거 지출에 대한 제한 및 공적 자금에 대한 제한에서 정치 자금에 대한 연방 단속을 점차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허점들을 메우는 쪽으로 바뀌었다. 2002년의 맥케인-페인골드 법은 일반적으로 전국 정당과 연방 후보자 혹은 관리들의 연성자금 모금을 금지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주 정당과 지역 정당들이 “연방 선거 활동”이라고 규정된 일에 연성자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한다. 선거 이슈 부각과 관련해서, 이 새로운 법은 예비 선거 30일 전과 총선 60일 전에는 분명히 밝혀진 연방 후보를 언급하는 모든 정치 광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노조나 기업의 자체 기금을 후원받을 수 없게 금지한다. 맥케인-페인골드 법의 통과에 앞서 수년의 논쟁 기간 내내, 합헌성 문제가 토론의 쟁점이었다. 이는 어쩌면 1976년 버클리 대 발레오 사건을 경험한 뒤 얻은 필연적인 결과인지도 모른다. 이 사건이 있은 뒤 선거 자금 관리 시스템의 양상은 의회의 예상과 달랐으며, 연방 선거의 자금 흐름에 대한 해석의 여지는 너무 광범위했다. 이 법안의 법령화가 가까워질수록, 합헌성 문제가 점점 더 논의의 초점으로 부각되었다. 2004년 선거 운동이 이미 진행 중이고 정치가들이 새로운 법에 대한 적응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정치계가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맥케인-페인골드 법에 대한 사법부의 신속한 재심리이다. 2003년 5월 2일, 컬럼비아 특별지구의 미국 지방법원이 맥코넬 대 연방선거위원회(McConnell v. FEC) 사건을 처리하면서 첫 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정당이 모금하는 연성자금과 주 정당 및 지역 정당의 연성자금 사용에 대한 포괄적인 금지 규정을 폐기했지만, 연방 선거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개적 선전과 연방 후보자 및 관리의 연성자금 형성에 대한 금지는 존속시켰다. 게다가 법원은 연방 후보자를 언급하는 모든 방송 광고의 시기에 관한 규정은 철폐했지만, 광고의 유포 시기와는 상관없이 연방 후보자의 지지 및 반대 여부를 따지는 주관적인 기준에 관한 규정은 허락함으로써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 판결은 이미 2004년 선거 운동을 시작한 이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얼마 후 유예되었으며, 올 9월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과연 대법원은 버클리 대 발레오 사건 이후의 일반적인 추세를 따르면서 새로운 법의 자유 발언 제한 확대를 거부할 것인가? 아니면 부유한 개인과 집단에 의한 부패 위험성과 과도한 영향력이 더 큰 규제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그 이전 법의 오랜 경험과 방대한 증거를 받아들일 것인가? 분명한 것은, 다가올 대법원 판결이 정치 자금의 흐름을 단속하려는 앞으로의 노력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리라는 사실이다. ■ ------------------------------------------------------ 조셉 E. 캔터는 의회도서관 부서인 의회조사국의 미국 정부 전문가이다. 그는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뒤 1973년에 여기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1979년부터 선거 자금 문제 전문가로서 이 문제에 관한 정보를 의회에 제공하고 관련 이슈와 법률 개정 안건을 분석해 왔다.
코커스 회의를 의미하며, 특히 정치적 변화 혹은 조직의 변화를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회의를 일컫는다. 미국의 정치 구조에서는 대통령 후보 지명 절차 기간 동안 각 정당의 지역 정치 활동가들이 모이는 회의를 뜻한다. “다층 구조의” 코커스 제도에서, 관구에서 일하는 지역 정당 활동가들은 카운티 총회에 나갈 대의원을 선출하고, 이 대의원들은 주 총회에 나갈 대의원을 다시 선출한다. 이들이 참가하는 주 당대회에서는 대통령 후보 지명 전당대회에 보낼 대의원을 선출한다. 코커스 제도의 목적은 대의원들의 선택을 통해 각 주 당원들이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를 지목하는 것이다. 이 제도의 효과는 선호하는 후보자가 본질적으로 관구 차원, 즉 선거 시작 단계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 지명 과정이 민주화된다는 점이다. 코테일 신사들의 프록 코트 꼬리 부분을 빗댄 말이다. 미국 정치에서 이 단어는 인기 있는 공직자나 공직 후보자가 자신의 인기에 힘입어 같은 정당 출신인 다른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높여 주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런 후보자는 “자신의 꼬리(코테일)에” 태운 사람들을 승리로 이끈다고 일컬어진다. 보수주의 온건 우익에서 강경 우익에 이르는 모든 정치적 견해를 의미한다. 미국의 두 주요 정당 중에서 공화당은 일반적으로 좀더 보수적인 집단으로 간주된다. 미국의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은 대개 자유시장 경제원리와 낮은 세금 정책을 지지하고 연방을 불신하며, 주 정부와 지방 정부의 세력 강화에 반대한다. 전당대회 효과 여론 조사에서 나타나듯이 공화당이나 민주당의 후보 지명 전당대회가 끝나고 바로 며칠 뒤 대통령 후보의 인기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토론 하나의 이슈에 대해 둘 이상의 반대편이 논쟁을 벌이는 것. 최근 미국 정치에서는 토론이 TV 프로그램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모든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들이 TV에 출연해 매스컴이나 관객의 질문에 대해 자신과 당의 견해를 피력한다. 토론은 지역 사회 주민들을 위해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회의 장소에서 열릴 수도 있으며, 단계별 정부의 모든 공직 선거를 위해 열린다. 분할 정부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한 정당의 일원이고 상대 정당이 최소한 의회 양원 중 한 곳(상원이거나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은 주에서도 존재할 수 있는데, 한 정당에서 주지사가 나오고 다른 정당이 주 의회를 장악하는 경우가 생긴다. 분할 정부는 미국 정치 체제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으로서, 역사적으로 급진적인 변화를 억제하고 양쪽 정당의 정치인들로 하여금 기존의 입법 방식에 타협하도록 유도해 왔다. 선거인단 미국인들 중에는 대통령 선거를 위해 투표장에 갈 때 자신이 대통령 직접 선거에 참여한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이는 법적으로 사실과 다른데, 18세기 헌법의 흔적인 선거인단의 존재 때문이다. 선거인단이라는 말은 각 주의 당원들이 지명한 “선거위원” 집단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선거 당일, 특정 후보에게 지지할 것을 서약한 이들 선거위원들은 일반투표로 선출된다. 12월에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선거위원들은 각 주의 수도에 모여 대통령과 부통령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선거인단으로부터 270표를 얻어야 한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독립적인 감독 기구로서 연방 선거 자금법을 관리하고 강제할 책임이 있다. FEC는 1971년 연방 선거법의 1974년 수정안에 의해 설립되었다. 초기 단계 집중화 주 정당의 코커스와 예비 선거 일정을 총선 전에 점점 더 빨리 책정하는 관행. 예비 선거를 일찍 치르게 되면, 주들은 한두 명의 대통령 후보에게 결정적인 힘을 실어줌으로써 각 당의 후보 지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두주자 선거나 후보 지명 절차에서 인기가 가장 높거나 승리가 예상되는 후보. 성 격차 최근 선거에서 미국 여성들은 남성들과 다른 투표 경향을 보여 주었는데, 공화당 후보보다 민주당 후보를 선호하거나 좀더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후보에게 기울곤 한다. 언론들은 이 현상을 가리켜 “성 격차”라고 이름 붙였다. 경성자금/연성자금 연방 선거 자금법의 규제를 받는 선거 자금과 그렇지 않는 선거 자금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이다. 경성자금은 법의 규제를 받으며 연방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즉, 특정 후보의 당선을 옹호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연성자금은 법의 규제를 받지 않으며 국가 공직 후보자의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정치 활동에만 사용할 수 있다. 즉, 유권자 등록 운동, 당 조직 활동, 관리 비용, 주 후보자와 지역 후보자 지원 등에 사용된다. 경마 선거를 은유적으로 암시하는 단어인 “경마”에는 사람들이 실제 경마를 관전할 때 느끼는 흥분의 의미가 담겨 있다. 또한 매스컴의 선거 보도를 가리키기도 하는데, 언론은 종종 후보자들의 선거 이슈보다는 여론 조사 순위를 강조하곤 한다. 마치 그들이 경주용 말들인 것처럼. 진보주의 미국 정치계에서 “진보주의자”란 좌익 성향을 미미하게 혹은 어지간히 갖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사람들은 두 주요 정당 중에서 민주당이 좀더 진보적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진보주의자들은 연방의 힘이 더 커져서 기존의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문화적으로는 페미니즘과 소수 집단의 권리를 옹호하고, 개인 행동의 자유를 강조한다. 중간 선거 대통령 임기 동안에 치러지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선거. 즉, 4년 대통령 임기 중 첫 2년째에 치러진다. 이 결과는 종종 대통령의 임기 첫 2년의 성과에 대한 국민 투표로 해석되곤 한다. 중간 선거는 상원의원 일부와 하원의원 전체를 결정하며, 많은 주 공무원과 지역 공무원들도 이때 결정된다. 비방 광고 상대 후보의 인상을 나쁘게 만들고, 성품이나 과거 경력을 공격함으로써 유권자로 하여금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유도하는 광고. 정강 미국의 대통령 정치 체제 속에서 이 용어는 대통령 후보 지명 절차 기간 동안 당의 원칙과 목표를 종합하여 발표한 공식 문서를 뜻한다. 최근에는 텔레비전이 각 후보의 개성과 리더십 자질에 더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정강의 중요성은 줄어들었다. 다수표 원칙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 다수표라는 것은 한 후보가 얻은 표가 다른 모든 후보들보다 많은 것을 의미하지만, 종종 과반수에 못 미치곤 한다. 즉, 세 후보가 각각 30퍼센트, 30퍼센트, 40퍼센트의 표를 얻었다면, 세 번째 후보가 다수표를 얻게 되어 승리한다는 뜻이다. 예비 선거 정당의 특정 공직 후보자 선출을 위해 개최되는 경선. 예비 선거는 모든 단계별 정부에서 치러질 수 있는데, 각 지역 시장 경선, 미국 하원의원 지역구 경선, 주지사나 미국 상원의원 주 전체 선거,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여기에 포함된다. “폐쇄형” 예비 선거에서는 등록된 당원만이 투표할 수 있다. “개방형” 예비 선거에서는 한 정당의 투표자들(“교차” 투표자라고 불린다)이 다른 당의 예비 선거에 투표할 수 있다. 대통령 후보 지명 예비 선거는 주별로 열리며, 각 주의 당원들이 정당 후보로 선출하고 싶은 인물을 지목한다. 유권자들은 각 주의 법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대통령 후보에게 직접 투표하거나, 전당대회 때 그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로 “서약한” 대의원에게 투표한다. 선거철 초반에는 주 예비 선거에서 선두 후보가 밀려나고 덜 알려진 후보가 대대적인 지원을 받는 일이 이따금 발생한다. 그리고 예비 선거가 “코커스” 제도를 이용한 후보 선출 방식의 대안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반발 투표 당선될 거라는 희망 없이 제3 정당이나 소수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며, 두 주요 정당 후보들에게 불만을 갖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재구획 하원의원이 선출되는 각 주 의회 선거구의 지리적 경계를 다시 그리는 작업이다. 각 주의 민주당원들과 공화당원들은 법적이고 정치적인 재구획 장치를 차지하기 위해 경합을 벌이는데, 대개 주 의회를 통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렇게만 되면, 의회 선거구의 경계를 다시 그림으로써 자기 당이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 지역화 미국의 50개 주는 비공식적으로 대략 6개 지역으로 묶이는데, 한 지역 에 속한 주들은 서로 지리적이고 문화적인 특성을 공유한다. 대통령 후보 지명 예비 선거 기간에는, 주들이 자기 지역의 다른 주와 연합해 선거 과정에서 지역의 효과를 극대화는 관행을 “지역화”라고 하며, 이들은 같은 날 동시에 예비 선거를 치르기도 한다. 소선거구제 현재 미국에서 의원 및 주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제도로서, 각 선거구에서 한 명이 선출된다. 이때 승자는 다수표를 획득한 후보다. 소선거구제는 모든 선거구에서 오직 한 정당의 승리만 인정한다. 이와 정반대인 비례대표제는 훨씬 더 큰 선거구에서 당이 획득한 표에 비례하여 여러 명을 동시에 선출한다. 건전한 발언 공직 후보자가 간결하면서도 아주 훌륭한 말을 하면 라디오와 텔레비전 뉴스가 이 말을 계속 틀어준다. 스핀 닥터/스핀 어떤 상황에서도 후보가 최상의 평판을 얻게 하기 위해 선거 때 고용하는 미디어 대변인 또는 정치 자문. 예를 들어, 대통령 후보들 간의 토론이 끝난 뒤 각 후보의 “스핀 닥터”는 저널리스트를 찾아가 자기 후보가 토론에서 보여준 장점을 지적하고, 언론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자기 후보가 토론에서 “승리했다”는 것을 각인시키려고 애쓴다. 미디어 대변인들이 이런 식으로 기술을 발휘하는 것을 “스핀을 건다” 혹은 어떤 상황에 “스핀을 주고 있다”고 표현한다. 제3 정당 미국에서는 20세기에 미국 정치를 지배한 두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 이외의 모든 정당을 제3 정당이라 부른다. 분할 투표 같은 선거에서 서로 다른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 즉, 대통령은 민주당을 찍고 상원의원은 공화당을 찍는 식이다. 분할 투표자들은 한 정당의 모든 후보자들에게 표를 주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표를 “분할한다”고 하는 것이다. 시민 회의 공직자나 공직 후보자가 흔히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비공식 모임으로, 평등하고 스스럼없는 분위기 속에서 청중들은 공직자나 후보자에게 직접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추적 조사 후보자가 선거 운동에 대한 유권자의 반응을 따라가거나 “추적”할 수 있게 해 주는 여론 조사 방식. 최초 조사에서 조사원은 3일에 걸쳐 같은 수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설문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하루에 400명의 유권자를 상대했다면 총 표본은 1,200명이 된다. 넷째 날에는 400명을 더 조사하고 그들의 응답을 여론 조사 데이터에 추가한 다음, 첫날의 응답을 빼버린다.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항상 바로 전 3일에서 가져 온 1,200명의 응답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시간이 지나면 전체 설문 조사의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사건에 대한 유권자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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